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미국발 자동차 관세 충격에 주춤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HEV)를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섰다. 관세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 전략으로 수출과 판매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수익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내실은 달랐다.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미국 자동차 관세였다. 지난해 4월부터 부과된 관세 영향으로 현대차가 4조1000억원, 기아가 3조1000억원 등 총 7조2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영업이익 감소분(6조3607억원)보다 관세 지출액이 더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관세가 아니었을 시 사상 최대 이익 행진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관세 트라우마에 갇혔던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수출입 통계에서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승용차 수출액은 5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0% 급증했다.
성장의 일등 공신은 HEV였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수출액은 17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65.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약 31%에 달하는 수치로, 해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국(19.2%↑)과 영국(80.1%↑)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수출 급증은 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모델들이 주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관세 부담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고단가·저인센티브’ 전략을 택했다. 전기차(EV) 보조금 폐지 리스크가 있는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 부담이 적고 마진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SUV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지난달 미국 판매 실적에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유한 현대차 팰리세이드(28.7%↑)와 기아 카니발(60.4%↑) 등이 실적 증가세를 보여주며 관세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확보했다. 지난달 HEV 총 판매량은 현대차가 1만4316대, 기아가 1만3173대로 전년 대비 각각 51.9%, 83.8% 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을 위해 HEV 모델 라인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HEV 라인업을 18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올해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를 론칭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는 지난달 신형 셀토스 HEV 모델을 출시했으며, 1분기 중으로 2세대 텔루라이드 HEV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일시적 주춤세를 보였던 자동차 수출이 한 달 만에 V자 반등에 성공했다”며 “고수익 HEV 중심의 믹스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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