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6년 짬짜미"…공정위, 제분 7사에 심사보고서 송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온 제분업체 7곳이 6년간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심판대에 오른다. 관련 매출액이 5조8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원대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공정위는 20일 '밀가루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 송부'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제분·대한제분(001130)·사조동아원(008040)·삼양사(145990)·삼화제분·CJ제일제당(097950)·한탑(002680) 등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전원회의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사관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약 4개월 반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업체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6년에 걸쳐 밀가루 판매가격과 물량을 반복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이 이뤄진 시장은 라면·제빵·제과사 등 대형 수요처와의 직거래는 물론, 중소형 수요처 대상 대리점 간접거래까지 포함한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이다. 2024년 기준 이들 7개사의 점유율은 88%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을 약 5조8000억원으로 산정했다.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과징금 최대 20%

심사관은 해당 행위를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격담합) 및 제3호(물량배분 담합) 위반으로 판단했다. 특히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단순 계산상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에 이르는 제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최종 부과 규모는 전원회의에서 인정되는 매출액과 감경·가중 사유 등에 따라 달라진다.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카드…민생 물가 직격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가격 재결정 명령 여부다. 제분업계는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으며, 당시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 명령을 통해 약 5% 수준의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에도 민생 물가와 직결된 품목이라는 점을 고려해 실질적인 경쟁 회복 조치를 강조하고 있다. 보도자료에서도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 법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이 실질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위법성 판단과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피심인들은 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주병기 위원장이 주재하는 전원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이번 사건은 검찰 기소까지 병행되고 있어 사법적 판단과 행정 제재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가 평균 300일가량 소요되는 담합 사건을 4개월 반 만에 심의 단계로 넘긴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시장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인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서 추진할 것"이라며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르는 엄정한 법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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