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고물가 흐름이 예식 비용까지 덮치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식대를 포함한 전반적인 예식 단가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웨딩 카르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용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식장을 예약하려던 30대 A씨는 상담 중 제시받은 금액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불과 1년 전 지인이 같은 곳에서 지불했던 금액보다 1인당 식대가 1만 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식대가 1만원만 올라가도 전체 비용은 수백만 원 씩 뛴다”며 “몇 년 전 4성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인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어졌는데, 요즘 웨딩 물가를 보면 ‘늦게 결혼하면 호구’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누적 계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5~12월 전국 평균 결혼 서비스 비용은 2,093만 원으로 전년 동기(1,792만 원) 대비 16.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수기인 9월 예상 비용은 2,158만 원으로, 작년(1,521만 원)과 비교해 무려 637만 원이나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승세는 서울 강남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강남 지역의 평균 계약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3,599만 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생화 꽃 장식(662만원), 본식 촬영 비용(101만원), 폐백 음식·수모비(61만원), 2부 드레스(52만원), 혼주 메이크업(38만원) 등 필수처럼 굳어진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총 비용은 5,000만 원에 육박한다.
비용 상승의 주범은 단연 ‘식대’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예식장 뷔페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강남 예식장의 1인당 평균 식대는 9만 6,000원으로 집계됐으며, 상위 10% 예식장은 14만 2,000원까지 치솟았다. 수도권 평균 역시 7만 7,000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른바 ‘청첩장 모임’ 문화도 바뀌고 있다. 올가을 예식을 앞둔 박모 씨는 “요즘 일반 식당도 밥값이 만만치 않은데, 청첩장 모임은 자연스럽게 고급 식당에서 열리는 분위기”라며 “술값까지 합치면 1인당 5만원은 기본이라, 신랑과 둘이서 600만원 넘게 쓸 생각을 하면 부담이 크다”고 고백했다.
하객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예식 비용 부담을 아는 이들이 참석 대신 축의금만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40대 김모 씨는 “늦깎이로 결혼하는 친구를 가족과 함께 축하해 주고 싶었지만, 직접 결혼을 치러본 입장에선 비용 부담을 알기에 혼자 다녀왔다”며 “청첩장 모임 없이 모바일 청첩장만 받는 경우에는 식장에 가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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