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천 김희수 기자] 박민지의 등장이 공기의 흐름을 바꾼 경기였다.
흥국생명이 17일 김천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2(20-25, 21-25, 25-23, 25-23, 15-9)로 꺾고 승점 2점을 챙겼다. 극적인 경기였다. 1-2세트를 봐서는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경기였다. 그러나 3세트 중반부터 시작된 매서운 반격으로 흐름을 조금씩 바꿨고, 5세트에는 역으로 한국도로공사를 압도하며 값진 리버스 스윕 승리를 가져갔다.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 박민지가 있었다. 이날 웜업존에서 출발한 박민지는 2세트 중반부터 코트에 나섰고, 3-4-5세트에는 선발로 나서 단 하나의 범실도 없이 7점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선발로 나선 세트에 흥국생명이 모두 승리하며 이날의 ‘승리 요정’이 된 박민지였다. 셧아웃 패배가 될 뻔한 경기의 운명을 바꾼 날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박민지는 “우리의 1세트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3세트부터 다시 다잡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나눴다. 덕분에 버티고 이길 수 있었다. 너무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박민지는 팀 분위기가 가장 처진 타이밍이었던 2세트 중반부터 코트를 밟았다. “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분위기라도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처음 들어가던 순간을 돌아본 박민지는 “내 생각엔 나한테 좋은 볼들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덕분에 공격이 잘 풀렸고, 분위기를 바꿔볼 수 있었다”며 활약의 공을 세터 이나연에게 돌렸다.
이나연과의 좋은 호흡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완성됐다. 박민지는 “연습 때부터 (이)나연 언니와 호흡을 많이 가다듬었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경기 중에도 나연 언니는 내가 공격을 놓치면 ‘원하는 볼이 뭔지 확실히 말해달라, 그러면 줄 수 있다’고 해준다. 그래서 미안해하지 않고 언니에게 원하는 볼을 주문할 수 있고, 언니도 나한테 볼을 잘 줄 수 있다”며 이나연과의 호흡을 끌어올린 방법을 소개했다.
그렇게 이나연과의 좋은 호흡으로 박민지가 만들어낸 득점들은 팀에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박민지는 “이번 경기 같이 내 쪽에서 공격이 잘 뚫리는 날에는 그 덕분에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도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 (김)다은이도 편해진다. 그런 식으로 다 같이 상승한 경기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게임 체인저이자 ‘승요’가 된 소감은 어떨까. 박민지는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는 내가 팀에 도움이 됐다고 느끼는 경기를 치를 때 가장 행복하다. 이번 경기가 그런 경기였던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박민지와 흥국생명의 봄배구도 다가온다. 박민지로서는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현 소속팀 흥국생명을 상대했던 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이후로 5년여 만에 봄배구 무대를 준비한다. 박민지는 “안에 들어가서 뭔가 특별한 걸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처럼 뒤에서 준비하고 내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면 봄배구에서도 내 역할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겸허히 그 순간을 준비할 것임을 알렸다.
끝으로 박민지는 “명절에도 많은 원정 팬 여러분들이 경기장에 와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시즌은 아직 남아 있다. 계속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넸다. 흥국생명 팬들에게 최고의 명절 선물을 안기고 따뜻한 인사까지 전한 ‘특급 조커’ 박민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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