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삼양사가 동종업계 기업들과 설탕·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드러나 파문에 휩싸였다. 담합으로 이익을 챙기고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양사의 오너일가가 최근 몇 년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확대된 보수와 배당 이익을 챙겨온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가격 인상… 담합으로 매출 늘렸나
최근 검찰은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삼양사 등 제분사 6곳의 대표와 임직원 등 총 2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삼양사, CJ제일제당 임직원 9명을 기소하고 2개 법인의 대표급 전 임원을 구속 기소했다. 당시 최낙현 전 삼양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양사를 비롯한 제당업체 3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3조2,715억원 규모의 설탕 가격 담합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또, 삼양사를 비롯한 제분업체 7개사가 연루된 밀가루 담합에 대해서는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5조9,913억원의 규모의 담합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양사는 식품과 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식품부문의 주요 제품으론 설탕과 전분당 밀가루 전분당, 유지 등이 있다. 화학 제품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ET 용기, 이온교환수지, 퍼스널케어용 폴리머 등이 있다. 식품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58%에 달한다.
삼양사는 주력 제품인 설탕과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분당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삼양사 등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식품기업들의 담합 파문은 서민들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드러나 강한 비판을 사고 있다.
삼양사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오히려 제품 가격을 올린 정황이 드러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삼양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설탕 원재료인 원당 수입 가격은 2023년 톤당 601달러에서 2024년 552달러로 8.2% 하락했지만, 삼양사는 오히려 설탕 판매 가격을 톤(t)당 108만9,000원에서 112만5,000원으로 3.3% 인상했다. 밀가루 원재료인 원맥 수입 가격도 2023년 t당 380달러로 전년(435달러) 대비 12.6% 떨어졌으나, 밀가루 판매 가격은 78만2,000원으로 5.4% 올렸다.
담합 행위를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동안, 삼양사의 식품 부문 매출액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조1,164억원 △2021년 1조2,388억원 △2022년 1조4,918억원 △2023년 1조5,953억원 순으로 계속 늘었다. 2024년(1조5,863억원)엔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지만 2020년과 비교하면 42% 가량 증가한 규모다. 원재료 수입 가격이 들쑥날쑥 했음에도 완만한 매출을 거둬온 셈이다.
식품 부문 손익은 △2020년 522억원 △2021년 273억원 △2022년 59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23년 597억원 △2024년 565억원 순으로 회복했다.
최근 몇 년간 회사의 실적이 늘면서 오너가 3세 경영인의 보수총액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량 부회장과 김원 부회장은 삼양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량 부회장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동생이다. 김원 부회장은 김윤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 15억원→31억원… 김량·김원 부회장, 보수 껑충
이들에 지급된 보수는 최근 몇 년간 비슷한 규모로 증가해왔다. 삼양사는 두 부회장에게 각각 △2020년 15억원(기본급 11억8,900만원·상여금 3억4,600만원) △2021년 18억(기본급 14억4,800만원·상여금 3억7,700만원) △2022년 25억원(기본급 18억500만원·상여금 7억9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보수는 2023년 24억원(기본급 18억7,700만원·상여금 5억5,0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2024년에 약 31억원(기본급 19억5,300만원·상여금 11억5,200만원)으로 뛰었다.
회사 측은 기본급 책정 기준에 대해 “주주총회의 이사보수한도 기준에 따라 임원급여를 기초로 보상위원회에서 전년도 사업성과와 경영자 직무가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여금과 관련해선 “주주총회의 이사보수한도 금액 내에서 매출,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회사에 대한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지표의 달성률을 반영해 보상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내에서 일정 범위에서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과의 보수 격차는 매우 컸다. 2024년 전문경영인인 강호성 대표는 총 보수로 5억8,100만원, 최낙현 대표는 5억1,600만원을 수령했다.
실적이 개선되자 삼양사는 배당 규모도 확대해왔다. 삼양사의 연간 결산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019년 1,000원에서 2020년 1,250원으로 뛴 뒤 2022년까지 동일한 배당액이 책정되다가 2023년께는 1,750원으로 올랐다. 2024년에도 동일한 배당금이 지급됐다. 삼양사의 지분 61.83%는 지주사인 삼양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배당 이익확대는 지주사 삼양홀딩스의 곳간을 든든하게 채웠다. 삼양홀딩스 역시 확대된 이익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배당을 늘리면서 오너일가의 주머니도 넉넉해졌다. 삼양홀딩스의 지분 41.80%는 김원 삼양사 부회장(6.59%)을 비롯해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5.99%), 김윤 삼양그룹 회장(4.93%) 등 오너 일가(수당재단, 특수관계인 포함) 등이 보유 중이다.
삼양홀딩스의 보통주 기준 1주당 결산 배당금은 △2019년 2,000원 △2020년 2,250원 △2021년 3,000원 △2022년 3,500원 순으로 뛰었다. 2024년 결산배당금까지 3,500원이 유지됐다. 삼양홀딩스는 보통주와 함께 우선주에도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이 49.9%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 오너일가는 이러한 배당 확대의 수혜를 누려왔다. 지난해에만 해도 2024년 결산배당으로 오너일가는 총 116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수령했다. 최대주주인 김원 부회장은 18억원을 받았다. 김윤 회장은 12억원, 김량 부회장은 11억원을 각각 수령했다.
◇ 배당 확대 기조로 오너일가 수혜 톡톡
삼양홀딩스와 삼양사는 최근 공시를 통해 2025년 결산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삼양사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배당 규모를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삼양사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2조5,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15억6,8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6.4%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1,085억원으로 20.5% 줄었다.
이로써 삼양홀딩스는 111억6,000만원을 배당금으로 자회사로부터 지급받을 예정이다. 삼양홀딩스 역시 전년 결산 배당으로 동일한 금액을 책정하면서 오너일가는 전년과 같은 배당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배당 정책은 주주환원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 다만 담합 파문으로 곱지 않는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너일가가 최근 몇 년간 보수와 배당 확대로 수혜를 누리면서 뒷말이 오가고 있다. 짬짜미로 이익을 보전해 ‘오너 일가 배불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양사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이므로 담합과는 분리해서 봐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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