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아마미오시마(일본) 김진성 기자] “실망스러웠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투구를 한 투수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느낌 좋았다” “괜찮다” 등 스프링캠프는 ‘긍정의 기운’이 싹트는 무대다. 어느 팀이든 144승을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KIA 타이거즈 특급 에이스 제임스 네일(33)의 반응은 사뭇 흥미로웠다. 네일은 4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아마미오시마 시민야구장에서 불펜투구를 했다. 그런데 불펜 투구 후 포수 및 이동걸 투수코치, 아담 올러 등과 차례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네일은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매일 좋은 투구를 하기 어렵다. 투구내용이 좋은 투수라고 해도 막상 불펜에선 안 좋았다는 뒷얘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좋은 성적을 내야 진짜 경쟁력이란 말도 있다.
네일은 “제구가 조금 흔들려서 실망스럽다고 했다. 매커닉을 잡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다. 몸 상태도 좋고, 구종의 품질은 좋았다. 그런 것에 충분히 만족한다. 그냥 많은 불펜 중 오늘 하루 잠깐 나빴던 것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고 했다. 만약 네일에게 4일 실전 등판이 있었다면, 불펜에서 안 좋은 컨디션을 드러냈음에도 실전서 더 좋은 결과를 냈을 수도 있었다.
알고 보니 네일은 투수코치, 올러 등과 대화하며 하체를 활용하는 투구 매커닉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펼친다. 제구력 좋기로 소문난 네일이 제구력이 흔들린 이유가 있었다. 그는 “매커닉을 바꾸기 위해 좀 많이 던지다 보니, 오늘 불펜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하체 움직임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구속이나 변화구에 영향을 줄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2년간 KBO리그 최정상의 투수였다. 네일의 발전 욕심은 끝없다. “항상 발전하고 싶기 때문에 하체 움직임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하체로 힘을 좀 더 쓰다 보면 구속도 올라가겠지만, 마운드에서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계속 변화를 도모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개막은 3월28일이다. KIA는 SSG 랜더스와의 원정 2연전으로 2026시즌의 문을 연다. 네일의 3월28일 개막전 등판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날에 맞춰서 컨디션을 올리면 된다. 아직도 52일이란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 좋지 않은 점을 느끼고 분석하고 수정 및 보완하면 시즌 개막에 맞춰 더 좋은 매커닉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전서 제구가 안 좋은 것보다 훨씬 고무적인 일이다. 2024년에 없었던 킥 체인지가 작년엔 있었고, 2025년에 부족했던 하체 위주의 투구 밸런스가 2026년에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불만족인터뷰는 그래서,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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