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전격 합의… 관세 압박 속 ‘속도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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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 후 의장실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 후 의장실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당초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국회 비준동의 절차는 특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 입법을 서두르는 쪽으로 정치적 방향이 급선회한 모양새다.

◇ ‘대미투자’ 처리 합의… 국익 차원 판단

국회 의장 주재로 4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 특위는 총 16인으로 민주당 8인, 국민의힘 7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구성되며 정무위·재정경제기획위·산자중기위 소속 의원이 각각 1인 이상 포함된다.

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으로 하고, 특위에 입법권을 부여해 관련 법안은 활동기한 내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특위 구성결의안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고 활동기한은 본회의 의결 후 1개월로 정했다. 또 여야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합의된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국회 비준동의 절차는 특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비준동의안은 특위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고, 향후 추가 논의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야당 입장과는 달라진 결정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미 투자 관련 협정이나 조치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법안 처리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송 원내대표는 “입장이 갑자기 선회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비준 필요성 입장은 동일하다”면서도 “미국 측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관세율 인상 메시지가 있는 상황에서 현안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국익 차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관련 합의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관련 합의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실제로 최근 미국 행정부의 통상 조치가 잇따르면서 한국의 대미 투자·수출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관보에는 이달 초 기준 다수의 산업·통상 관련 규정과 행정명령, 통상 관련 공고가 연속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연방관보는 행정명령, 통상 규정, 제재 조치 등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이 법적 효력을 갖기 전 공개되는 창구로 실제 관세 조정이나 투자 규제의 선행 신호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의를 두고 “미국의 통상 압박이 입법 일정까지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특위 활동기한을 한 달로 못 박은 점은 통상적인 국회 특별위원회 운영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비준동의 절차를 특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한 점은 여야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이 남는 대목으로 꼽힌다. 국회의 통상 통제권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외부 통상 변수에 따라 입법 절차가 조정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야는 당장 대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위 활동기한을 한 달로 제한하고, 12일 본회의에서 합의 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도 이런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관세 정책 움직임이 국내 정치 일정과 입법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미국의 추가 통상 조치 여부에 따라 국회의 후속 입법과 통상 정책 논쟁도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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