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장혜진이 모성 연기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마이데일리는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넘버원'에 출연한 장혜진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넘버원'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일본 소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를 원작으로, 한국식 정서와 부산 사투리를 녹여 재창작했다.
이날 장혜진은 "저도 그렇고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시멘트 냄새에 지쳐갈 때 떠오르는 게 엄마의 따뜻함이고, 엄마의 집밥인 것 같다"며 "우리는 엄마 없이 태어날 수 없고, 관계가 좋든 나쁘든 그 존재가 주는 마음의 울림은 크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만큼 명절에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가 보인다는 설정 자체는 판타지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그 숫자를 지나가며 살고 있는 것 같다"며 "백이 남았는지, 열이 남았는지, 하나가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 숫자도 있지만, 우리 엄마와 시어머니의 숫자도 있을 거다. 만약 그게 보인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은 삶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혜진은 극 중 은실 캐릭터에 대해 "참 기특했다"며 "남편도 일찍 떠나보내고 큰아들도 사고로 잃은 인물이다. 눈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눈물을 머금고 살아간다. 둘째 아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유머를 잃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오뚜기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마흔 다섯에 영화 '기생충'을 찍으며 큰 자녀를 둔 엄마 역할을 비교적 일찍 맡은 그는 "그때만 해도 혹시 너무 어려 보이지 않을까,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딸인 서지혜 배우와 실제 나이 차이는 9살밖에 나지 않았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화면에서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그때부터 엄마 역할로 포지션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나이대에 연기도 잘하고 예쁜 배우들이 워낙 많아서, 저는 외곽부터 차지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또래 배우들이 엄마 역할을 기피할 때부터 포지셔닝 해둔 덕에 앞으로 예순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서른 명의 사람이 있으면 각자의 엄마도 다 다르지 않겠나. 같은 엄마 역할이라도 그 안에서 계속 변주를 줄 수 있는 점이 재밌다. 작품마다 아이도 바뀌고 남편도 유무도 다 다르다. 메이크업에 따라 작품에 맞는 엄마의 얼굴이 되는 것도 좋더라. 난 어떻게 해서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연기 자체가 너무 재밌고, 현장이 즐겁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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