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홈런 쳐도, 타격왕 세 번 해도 1년 계약…세월이 야속하다, 지나가 버린 홈런과 타율의 시대

마이데일리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수아레즈와 아라에즈는 세월이 야속하다.

MLB FA 시장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아직까지 시장에 남아 있던 선수들은 대부분이 1~2년 단기계약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액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만한 가치를 구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단기계약을 체결한 선수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둘 있다. 바로 에우헤니오 수아레즈와 루이스 아라에즈다.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였고, 홈런과 타율이라는 클래식 스탯에 있어서는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정작 이번 시장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수아레즈는 신시내티 레즈와 1년 1500만 달러(한화 약 217억 원) 규모의 단기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스탯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이다. 49홈런 118타점을 기록했고, 조정 OPS도 126으로 리그 평균을 상회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도 3.6으로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요소가 발목을 잡았다. 하나는 애리조나에서 시애틀로 트레이드된 뒤의 하락세다. WAR 3.6 중 3.3을 애리조나에서 쌓았고, 시애틀로 넘어가서는 0.3을 쌓는 데 그쳤다. 조정 OPS도 애리조나 시절 142에서 시애틀에서는 94까지 떨어졌다. 우승 청부사로 수아레즈를 데려간 시애틀이지만 결국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또 하나는 지나치게 낮은 수비 수치다. 지난 시즌 수아레즈의 OAA(Out Above Average)는 –6이었다. OAA는 리그 평균 대비 몇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3루수 수아레즈는 리그 평균 대비 6개의 아웃카운트를 오히려 놓치는 수비수였다는 의미다. 이는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 하위 8%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수아레즈의 3루 수비가 얼마나 헐거웠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지난 시즌 49홈런에 통산 325홈런을 때린 수아레즈는 장기계약을 맺는 데 실패했다.

수아레즈의 3루 수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년대 MLB를 대표하는 교타자 중 한 명인 아라에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라에즈는 이정후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1200만 달러(한화 약 174억 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마찬가지로 단기계약이다.

아라에즈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네소타와 마이애미 말린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며 총 576개의 안타를 생산,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거듭났다. 이 기간 동안 올스타전에도 꾸준히 나섰고, 실버슬러거에도 두 차례(2022, 2023) 선정된 아라에즈다. 2025년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181개의 안타를 때리며 안타 1위를 차지했고, 타율도 0.292로 준수했다.

루이스 아라에즈./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여러 세부 스탯에서 아라에즈의 약점이 노출됐다. 먼저 인플레이 타구 비율인 BABIP가 2023년에 0.362로 매우 높았으나 2024년 0.324-2025년 0.289로 가파른 낙차를 보였다. BABIP가 지나치게 높은 시즌은 운이 좋았던 시즌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는 점에서, 204안타를 때리며 타율 0.354를 기록한 아라에즈의 커리어 하이 2023년이 운으로 버틴 시즌이었고 조금씩 그 운이 사라지는 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타구에 얼마나 힘이 실리고 임팩트가 정확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하드 히트 퍼센티지(HardH%) 역시 2023년에는 25.7%였지만 2024년에는 23.9%로 소폭 하락했고, 2025년에는 16.8%까지 떨어졌다. 극단적으로 컨택을 통한 출루에 의존하는 아라에즈 같은 선수가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팬들이 흔히 비판하는 ‘땅볼 머신’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실제로 아라에즈의 2025년 땅볼 비율은 42.6%로 2024년(41.7%)보다 1%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지표들의 부정적인 해석 여지로 인해 타격왕 3회에 빛나는 교타자 아라에즈도 단기계약에 만족해야 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클래식 스탯에만 집중했던 과거였다면 홈런 타자 수아레즈와 교타자 아라에즈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매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이버매트릭스의 시대가 도래하며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점수로 매겨지는 지금, 두 선수는 흘러간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루이스 아라에즈./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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