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두고 갈등만 커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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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 기간이 마무리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있는 모습. / 뉴시스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 기간이 마무리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 기간이 마무리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조국혁신당(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특히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승리를 이유로 ‘합당 카드’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는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붓는 모습이 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합당 갈등’이 계파 간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치러지는 당권 경쟁과 맞물려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최고위 ‘공개 충돌’

2일 민주당 최고위에선 비당권파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합당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 대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언주 최고위원은 “하늘 아래 2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리”라며 정 대표를 직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높고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3인자들이 판과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즉,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반 합당은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당권파인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제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합당은 당내 분란만 키우고, 우군인 조국혁신당과 불필요한 갈등만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의 ‘대표의 합당 제안 목적·동기를 따져봐야 한다’고 발언한 점을 인용하며 “조국혁신당과 합당 추진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비판을 쏟아내자, 정 대표 측(당권파)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정 대표) 면전에서 면박을 주고 비난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민주당의 가치인가”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문 최고위원은 “적어도 정부·여당, 공당의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갖고 이렇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은 당인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고 그 당 대표께서 제안했다. 이제 당원이 결정할 차례다. 그 과정도 지켜보지 못하나”라고 되물었다.

문 최고위원은 과거 이재명 당 대표 당시를 언급하며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당 대표 면전서 이재명 대표에게 독설을 쏟아냈던 그 많은 사람, 그 사람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시라”며 “당 대표는 개인이 아니다. 우리 당의 대표다.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가운데, 합당 추진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집단적으로도 나왔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은 이날 합당 관련 더민초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적인 의견은 지금 합당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더민초는 정 대표에게 간담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에선 지방선거 이후 재논의를 통해 합당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두고 최고위원들이 공개 충돌했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가 이날 최고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두고 최고위원들이 공개 충돌했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가 이날 최고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처럼 합당 추진을 둘러싸고 민주당의 갈등이 증폭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공론화 절차를 밟겠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합당에 대한 당원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당원들의 토론 속에서 공론화 절차를 밟겠다”며 “당원들의 토론 절차를 건너뛰고 당의 의사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합당 제안을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토론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도, 국회의원도 그 누구도 당원들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갈등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 간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민주당 당권 경쟁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정 대표의 경우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추진과 함께 ‘합당 제안’까지 내놓으며 당 안팎에선 당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합당 추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강득구 최고위원은 김 총리 측 인사이기도 하다.

한편 김 총리도 이날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전 원칙적인 민주 대통합론자”라면서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버렸고, 그 후과가 오래 갔다. (합당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민주당의 정체성이나 당명이 지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은 민주당의 갈등이 커지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조국 대표는 최고위에서 “제안을 한 민주당 안에서 결론을 내달라”며 “민주당의 내부 이견이 해소될 때까지 조국혁신당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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