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체인 메리어트, 韓 OTA플랫폼 ‘최저가 보장’ 제한… 소비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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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자사 BRG(최저가 보장제도)에서 한국 OTA 플랫폼을 제한하고 나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들끓고 있다.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자사 BRG(최저가 보장제도)에서 한국 OTA 플랫폼을 제한하고 나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들끓고 있다.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자사 공식 홈페이지·앱 최저가 보장제도(BRG)와 관련해 한국 OTA(온라인여행사) 플랫폼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

메리어트의 BRG(Best Rate Guarantee)는 메리어트 공식 앱인 메리어트 본보이 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호텔 객실 요금이 최저가가 아닐 시 최저가를 보장해주는 시스템이다. 메리어트 BRG는 특정 호텔의 객실 요금이 다른 OTA 채널에서 동일한 날짜 및 조건에서 객실 요금이 1% 이상 저렴한 경우 OTA플랫폼의 요금에서 추가로 최대 20∼25% 할인 적용 또는 5,000포인트를 제공한다. 혜택은 소비자들이 할인과 포인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리어트 홈페이지 및 본보이 앱에서 특정 날짜의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객실이 50만원, 다른 OTA 플랫폼에서 동일한 취소 조건의 같은 날짜, 똑같은 객실이 48만원이라면 메리어트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객실을 선 예약한 후 BRG 클레임을 청구할 수 있다. 이렇게 접수한 BRG 클레임이 수용될 경우 소비자가 확인한 최저가(48만원)에서 25%(12만원)를 추가로 할인 적용받아 숙박 요금이 36만원으로 조정된다.

그런데 올해 9월쯤 메리어트의 BRG 시스템이 변경된 후 현재 국내 OTA 플랫폼의 BRG 신청 자체가 제한된 상황이다.

놀(야놀자)이나 여기어때 등 국내 OTA 사이트에서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 객실 요금이 메리어트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 비해 더 저렴하더라도 BRG를 신청하려 폼을 작성해 접수하면 “해당 비교사이트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이트이므로 최저가 보장 청구를 승인할 수 없다”라며 “해당 사이트는 유료회원 가입을 요구하거나 특정 거주 자격, 특정 정부 신분증 또는 특정 국가·지역의 특정 신용카드가 있어야만 요금을 조회하거나 예약할 수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표시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공식 홈페이지에서 놀 또는 여기어때 등 한국 OTA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요금의 객실이 존재해 BRG 클레임을 신청하면 접수조차 불가하다는 안내 문구가 송출된다.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공식 홈페이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공식 홈페이지에서 놀 또는 여기어때 등 한국 OTA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요금의 객실이 존재해 BRG 클레임을 신청하면 접수조차 불가하다는 안내 문구가 송출된다.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메리어트의 안내 메시지와 달리 놀이나 여기어때는 단순 이메일이나 구글 계정 등을 통해 회원가입이 편리하고, 여기어때는 비회원 예약도 가능하다. 또 놀이나 여기어때 등 국내 OTA 사이트는 회원 가입 없이도 호텔 객실 판매 가격을 살펴볼 수 있고, 회원가입을 하는 경우에도 유료가입을 요구하거나 특정 거주 자격이나 신분증 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메리어트의 설명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메리어트는 BRG 적용 제외 사이트를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해 안내를 하고 있다. 메리어트가 BRG 적용 제외 사이트로 명시한 곳은 중국 OTA인 취날·씨트립·트립닷컴·eLong·플리기 등이다. 한국 사이트는 BRG 제한 사이트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메리어트가 중국 OTA 사이트에 대해 BRG 클레임을 제한하는 이유는 폐쇄적인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씨트립 사이트는 중국 외 거주자들의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폐쇄성으로 인해 BRG 적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사이트에 대한 설명은 전무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는 놀 또는 여기어때 등에서 판매 중인 메리어트 계열 호텔 객실이 메리어트 공식 홈페이지보다 저렴한 경우 BRG 적용이 가능했다. 그런데 한국 OTA 사이트에 대해 BRG 적용 불가 안내도 없이 갑작스레 BRG를 제한하고 나선 점은 한국의 충성고객들을 무시하는 행태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메리어트 BRG 개악”, “T&C(약관)를 본인들 유리하게 변경할 거라면 왜 BRG 제도를 유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등 메리어트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코리아 측은 BRG 제도와 관련해 “변경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메리어트 관계자는 “BRG는 고객이 메리어트의 공식 예약 채널을 통해 예약할 경우 동일한 조건의 더 낮은 요금이 외부 공개 사이트에서 확인될 때 이를 보장하는 글로벌 정책”이라며 “BRG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운영되고 있으며, 별도의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 OTA에 대한 정책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BRG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특정 국가나 특정 채널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제한 정책은 없다”며 “BRG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동일 조건·공개 요금·즉시 확인가능 여부 등을 기준으로 적용되며, 일부 채널은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어트 측의 설명에 따르면 BRG 관련해서 약관이나 정책 변경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메리어트 충성고객들 사이에서는 BRG와 관련한 메리어트의 약관이 하나씩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고 있는 점을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불만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OTA 사이트 요금에 대해 BRG 적용이 불가한 점도 서비스 개악의 한 부분이다.

BRG와 관련해 ‘정책 변경’ 또는 ‘개악’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는 “BRG 정책 변화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코리아 측이 BRG 정책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매크로와 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추가 문의를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최저가 보장은 메리어트 외에도 아코르나 하얏트, 힐튼, IHG 등 여러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적용하고 있는 제도다. 자신들의 공식 사이트나 앱을 통해 예약을 하면 최저가를 보장하고, 다른 OTA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요금이 있다면 그보다 저렴하게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혜택을 부여해 일반 고객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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