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체질 혁신 시동…‘미래전략본부’ 신설·수도권 첫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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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에비뉴엘 잠실과 롯데월드몰 전경. /롯데백화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롯데백화점이 조직 혁신과 점포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새 본부는 마케팅, 인공지능(AI), e커머스, 브랜딩 등 그간 흩어져 있던 핵심 전략 기능을 통합하기 위한 조직이다.

정현석 대표가 직접 본부장을 겸임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을 챙긴다.

미래전략본부 산하에는 ‘넥스트콘텐츠랩’을 새로 뒀다. 바샤커피 등 차별화된 브랜드 도입 경험을 기반으로 신규 브랜드 유치와 콘텐츠 발굴을 담당하게 된다. MD 확장뿐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 자체를 전략 축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직 구조도 간소화했다. 아울렛사업본부와 쇼핑몰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백화점·아울렛·쇼핑몰 사업을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일부 조직은 MD본부와 미래전략본부로 기능을 이관하며 업무 효율화를 꾀했다.

또한 기존 롯데유통군 HQ의 재무 기능을 흡수해 ‘재무본부’를 새롭게 꾸리고, 디자인센터를 ‘디자인부문’으로 확대 재편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롯데백화점의 미래 비전 수립과 경쟁력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 /롯데백화점

이 같은 개편은 실적 회복 흐름과 맞물려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 매출 7648억원, 영업이익 8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17.9% 증가했다. 잠실과 명동을 축으로 한 ‘롯데타운’ 전략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오프라인 거점 강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잠실점은 연매출 3조원 클럽에 재진입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11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해 기록 달성 시점도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명동 본점은 이달 6일 기준 매출 2조원을 조기 돌파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하노이 등 해외 부문에서도 베트남 전 점포의 매출이 늘었고 웨스트레이크하노이는 분기 최대 흑자(36억원)를 경신했다.

거점 전략은 인천점에서도 이어진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인천점에 2800평 규모 신규 ‘럭셔리 패션관’을 열었다. 인천점은 우수 고객 매출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1층에 ‘럭셔리 전문관’도 추가로 문을 연다.

점포 구조조정도 본격화됐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3월 말 경기 분당점의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분당점은 1999년 개점 이후 26년간 운영돼 왔으나, 지난해 매출 1623억원으로 전체 68개 백화점 중 58위에 머물렀다. 내수 침체와 소비 패턴 변화, 주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결정적 요인이다.

해당 부지는 오피스·리테일 복합시설로 리모델링되며,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이동 배치된다.

롯데백화점 분당점. /롯데백화점

유통업계는 롯데백화점의 이번 개편을 ‘성장 국면에서의 체질 다지기’로 평가하고 있다. 외형 확장보다 검증된 핵심 점포에 자원을 집중해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본다.

1975년생인 정현석 신임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다. 2000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고객전략, 영업기획, 백화점 및 아울렛 등 현장 운영을 두루 경험한 ‘정통 롯데맨’으로 통한다. 그는 롯데백화점 중동점장과 몰동부산점장을 거쳤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FRL코리아(유니클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현석 대표는 FRL코리아 시절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수익 중심 경영으로 실적을 개선한 바 있다”며 “롯데백화점에서도 그 기조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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