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천주영 기자] 서울대교구 성북동본당(주임 김형목 요셉 신부)이 지난 21일 종교·인문학 특강을 마지막으로 성북동성당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연속 문화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문화행사는 서울시 ‘2025 종교계와 함께하는 문화행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성당이라는 종교 공간을 시민과 지역사회에 열린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기획됐다. 음악 공연, 기록 전시, 강연 프로그램을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해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 나눔의 장을 마련했다.
행사의 시작은 9월 7일 열린 ‘제2회 성북동성당 콘서트’였다. ‘행복과 평화’를 주제로 진행된 콘서트는 클래식, 국악, 가요, 밴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 담아내며 성북동성당 50주년의 의미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첼로 앙상블 담교현을 비롯해 테너 이기업, 보컬리스트 김지신, 국악 듀오 별라밴드, 뮤지컬 배우 김추리, 밴드 이스트코스트라이브가 참여해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였으며 배우 노수산나가 사회를 맡아 공연을 이끌었다.
같은 날 개막한 ‘성북동성당 콘서트: 아카이브 전시회’는 성북동성당이 지역사회와 함께 걸어온 시간을 기록으로 담아낸 전시였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지하 성당이라는 건축적 특징과 스테인드글라스를 비롯한 예술적 요소, 성북동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근현대 사진 자료 30여 점을 통해 성당의 공간성과 역사적 가치를 조명했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상시 운영되며 시민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어졌다.
11월 21일에는 위령성월을 맞아 ‘모차르트 레퀴엠 K.626 전곡 연주회’가 성북동성당에서 열렸다. 첼룸 챔버 오케스트라 & 콰이어가 참여한 이번 공연은 죽은 이들을 기리는 가톨릭 전례의 의미를 음악으로 풀어내며, 깊은 묵상과 위로의 시간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연속 문화행사의 마지막은 12월에 진행된 종교·인문학 특강이었다. 12월 7일에는 순교복자 성직 수도회 장우호 야고보 신부가 '일상에서 찾는 대림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으며, 12월 21일에는 서울 대신학교 교구 전례담당 정현진 라우렌시오 신부가 '성체 성사와 대림'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두 차례의 특강은 신앙과 일상을 연결하는 사유의 시간으로, 성북동성당 50주년 문화행사의 의미 있는 마무리를 장식했다.

성북동성당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성당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과정이었다”라며 “예술과 기록, 사유의 시간을 통해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 뜻깊다”라고 말했다.
성북동성당의 설립 50주년 기념 연속 문화행사는 종교시설이 지닌 역사성과 공간성을 바탕으로 예술과 시민의 일상을 연결한 사례로, 지역 문화 속에서 종교 공간의 새로운 역할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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