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0억원 계약서는 쓰레기통으로.
송성문(29)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3년 13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정확한 계약규모는 샌디에이고가 신체검사 통과 후 발표할 전망이다. 1300만달러 계약만 보더라도 키움이 지난 8월에 체결한 6년 120억원 계약을 뛰어넘는다. 때문에 키움이 송성문의 이 계약을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

이로써 키움과 송성문의 120억원 계약은 쓰레기통으로 간다. 가뜩이나 팀 페이롤이 적은 키움은 송성문에게 드는 120억원, 연평균 20억원도 포함하지 못하게 됐다. 이제 키움은 경쟁균형세 하한선을 진지하게 신경 써야 한다.
KB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은 2025시즌 연봉 상위 40인 합계 금액이 43억9756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기준 경쟁균형세 상한액(137억1165만원)에는 무려 93억1409만원이 모자랐다. 그러나 키움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키움은 2027시즌부터 적용하는 경쟁균형세 하한액(60억6538만원)보다도 16억6782만원 부족하다. 만약 송성문의 120억원 계약을 내년부터 개시하면, 연평균 20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하한액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계약이 사라진 이상 1년 뒤 FA 시장에서 굵직한 선수를 영입해야 할 듯하다.
키움은 지난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4+2년 72억원 FA 계약이 체결된 안치홍을 영입했다. 키움은 이례적으로 키움이 부담해야 할 잔여액수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키움은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연봉과 옵션을 합쳐 각각 4억원, 7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안치홍 계약을 한화 이글스로부터 승계했지만 팀 페이롤 상승에 큰 영향을 안 미치는 셈이다.
경쟁균형세 하한액을 한 번 맞추지 못하면 미달액의 30%, 두 번 맞추지 못하면 미달액의 50%, 세 번 맞추지 못하면 미달액의 100%를 유소년 발전지금으로 내야 한다. 키움으로선 당연히 이 돈을 내는 것보다 그 돈으로 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게 낫다.
2026-2027 FA 시장의 최대어는 단연 2000년생 동갑내기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다. 노시환의 경우 한화가 공개적으로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만약 둘 다 내년 FA 시장에 나갈 경우 FA 역사를 바꿀 것이란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이 현실적으로 이들을 영입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준급 FA는 늘 시장에 나오는 법이다. 지금 키움은 모든 파트, 전 포지션에서 대대적인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송성문까지 빠지는 마당에 내년 FA 시장에선 굵직한 선수 1~2명을 보강해야 한다. 경쟁균형세 하한선 이슈를 떠나서 선수한테 투자를 어느 정도는 해야 키움 팬들에게 응원해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초대형 FA 영입은 어렵더라도, 수십억원짜리 FA 한 명은 충분히 영입할 능력이 있다. 그 돈을 한꺼번에 지출하는 것도 아니다. 매년 흑자를 내는 키움이다. 송성문 포스팅 비용까지 받는다. 돈 없는 팀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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