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6' 극적 무승부 만든 9회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황재균의 마지막 타석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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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황재균./KT 위즈2025년 9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T 황재균이 7회초 무사 1.3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황재균(KT 위즈)이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 타석이 황재균의 야구 인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KT는 19일 황재균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87년생 황재균은 사당초-서울이수중-경기고를 졸업하고 2006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KT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통산 2200경기에서 2266안타 227홈런 235도루 1172득점 1121타점 타율 0.285 OPS 0.785를 기록했다.

KT 위즈 황재균./KT 위즈14시즌 연속 100안타를 친 황재균./KT 위즈

꾸준함의 상징이었다. 2011년부 7월 8일부터 2016년 4월 29일까지 618경기를 쉬지 않고 출전, 역대 연속경기 출장 3위 기록을 세웠다. 또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다. 역대 7번째 대기록. 우타자로 한정하면 이대호(2004~2022년) 이후 처음이다.

KT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은퇴 이유는 좋았을 때 떠나고 싶었다더라.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며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기억됐을 때 (은퇴를) 하고 싶다는 게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타석이 인상적이다. 황재균은 10월 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앞선 네 번의 타석에서 볼넷 1개를 기록했을 뿐, 안타를 치지 못했다. KT는 1회에만 6점을 내줬고, 5회 2득점으로 추격했다. 패색이 짙은 9회말 안현민과 강백호가 각각 1타점 적시타를 기록, 간극을 좁혔다.

KT 위즈 황재균./KT 위즈KT 위즈 앤드류 스티븐슨./KT 위즈

곧바로 황재균이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 2루에서 황재균은 윤산흠의 2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경기가 끝날 수 있었다. 일단 2루에서 1루 주자는 포스 아웃. 공이 1루로 연결됐다. 황재균은 전력 질주에 이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쳤다. 간발의 차로 1루에서 세이프.

투혼이 무승부를 만들었다. 장성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됐다. 앤드류 스티븐슨이 동점 2타점 적시타를 생산, 경기는 6-6 원점이 됐다. 연장 12회 승부 끝에 경기는 6-6 무승부로 끝났다. 황재균의 전력 질주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조기에 패배로 끝났다.

이것이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됐다. 황재균은 최근까지 KT와 FA 협상을 펼쳤다. 황재균은 KT의 제안을 받고 고심에 들어갔다. 조건보다는, 현역 연장에 대한 고민이 컸다는 후문이다. 결국 황재균은 은퇴를 선택했다.

황재균 자필 편지/황재균 SNS

한편 황재균은 자신의 SNS를 통해 "늘 저의 30년 야구 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하루 종일,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과 함께 눈물이 마르질 않는다"라면서 "딱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큰 부상 없이 팀에 헌신하고, 늘 모든 면에서 노력하던 선수 황재균으로 많은 분들께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사건사고 없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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