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 TV, ‘RGB 전쟁’ 시작됐다

시사위크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도 스마트 TV 시장 경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RGB LE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TV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도 스마트 TV 시장 경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RGB LE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TV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가정용 스마트 TV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OTT, 스트리밍 서비스 등 콘텐츠 시장 확장과 맞물리면서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스마트 TV시장은 오는 2030년 4,512억6,000만달러(약 667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도 스마트 TV 시장 경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RGB LE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TV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순수한 ‘단색광’의 매력… RGB TV가 뜬다

먼저 17일 삼성전자가 최신 화질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최초 출시한 데 이어,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55/66/75/85/100형 등 총 6가지 사이즈로 다양화했다.

이에 맞서는 LG전자는 전날인 16일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최초 공개 일정을 발표했다. LG 마이크로RGB 에보는 LG전자의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 TV다. LG전자는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해당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17일 삼성전자가 최신 화질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최초 출시한 데 이어,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55/66/75/85/100형 등 총 6가지 사이즈로 다양화했다./ 삼성전자
17일 삼성전자가 최신 화질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최초 출시한 데 이어,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55/66/75/85/100형 등 총 6가지 사이즈로 다양화했다./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 TV 산업을 양분하는 두 기업 모두 집중하는 기술은 ‘마이크로 RGB LED’이다. 마이크로 RGB LED란 LCD TV 백라이트(후면광원)에 매우 작은 크기의 초소형 무기물 LED를 촘촘하게 배열한 디스플레이다. 기존 백색 LED광원 대신 빨강(R), 초록(G), 파랑(B) LED 소자를 적용한 것이 차별점이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 RGB LED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나면서 색을 구현한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색 구현이 기존 LCD TV를 압도한다. 

특히 색상이 얼마나 단색광에 가까운지를 나타내는 ‘색순도(Color Purity)’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기존 LED-LCD는 청색 LED에 인광체를 결합한 백색이라 여러 빛의 파장이 섞인다. 반면 RGB LED는 각 색상의 순수한 파장을 유지해 컬러필터를 통과해도 색순도가 높다. 색순도가 높으면 이용자는 더욱 높은 컬러감을 느껴 화질이 좋다고 인식한다.

뛰어난 화질과 색상 구현 능력 덕분에 관련 기술은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게이밍모니터 등 다분야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포트’도 RGB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성장 시장 규모는 2033년 기준 1,502억달러(약 22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베리파이드마켓리포트는 “RGB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은 주로 기술 발전, 특히 OLED 및 microLE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에 힘입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은 기존 LCD에 비해 색 정확도, 에너지 효율성, 그리고 더욱 얇은 두께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더욱 향상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를 추구하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첨단 기능을 통합하며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전날인 16일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최초 공개 일정을 발표했다. LG 마이크로RGB 에보는 LG전자의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 TV다. LG전자는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해당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
LG전자는 전날인 16일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최초 공개 일정을 발표했다. LG 마이크로RGB 에보는 LG전자의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 TV다. LG전자는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해당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

◇ 삼성·LG, 한국 기술력 압도적… 비싼 가격은 해결 과제

관련 산업 성장에 따라 글로벌 가전·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기준, 가장 앞서가는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 자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출시했다. 마이크로 RGB TV 모댈을 상업적으로 출시한 것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RGB TV 모델에 적용된 RGB LED 소자 크기를 100㎛ 이하로 줄였다. 이를 통해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색상 구현과 밝기 제어가 가능해졌다. 또한 ‘로컬 디밍 효과’ 구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미세하게 조정해 명암 표현을 높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제정한 색 정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BT2020 면적률 100%를 달성했다.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VDE(Verband Deutscher Elektrotechniker)’로부터 ‘Micro RGB Precision Color’ 인증도 받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월 CES 2026에서 개최되는 ‘더 퍼스트룩’ 전시에서 마이크로 RGB TV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때 마이크로 RGB TV 모델을 최초 공개하는 LG전자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마이크로 RGB TV를 최초로 출시한 것은 삼성전자이나, 그간 OLED TV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최강자 중 하나로 군림한 LG전자의 반격이 어떨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가전 기업들 역시 마이크로 RGB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TCL’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25’ 현장서 163형 초대형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한 바 있다.

1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소니’는 내년 ‘True RGB’ 새 TV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RGB LED 기반의 제품으로 모델 이름은 각각 ‘브라비아 7 II’, ‘브라비아 9 II’이다. 소니는 50인치에서 115인치에 이르는 해당 모델들에 모두 RGB LED소자를 탑재했다. 또한 관련 상표를 일본과 캐나다에서 10월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국내 기술이 압도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9월 개최된 ‘제16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마이크로 RGB, 미니 RGB도 결국은 LCD”라며 “현재 기술 격차로는 중국은 추격할 수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다만 급성장하는 RGB TV 시장에도 걸림돌은 있다. 너무 ‘비싼’ 가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8월 출시한 115형 마이크로 RGB TV모델의 출고가는 4,490만원이다. 일반 중고가의 중형차 가격이 4,500~5,00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LG전자의 신모델의 경우 아직 가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리파이드마켓리포트는 “RGB 디스플레이 시장은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라며 “연구 개발에 막대한 투자 압박이 큰 경쟁 상황에서 기업들은 비용 관리와 제품 차별화 모두를 보장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차세대 스마트 TV, ‘RGB 전쟁’ 시작됐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