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던 박나래, 술이 부른 논란…이래도 '음주 예능' 계속 할래?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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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술이 웬수'다.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전 매니저들의 폭로와 법적 대응 가능성 속에 활동을 중단하며, 음주 예능을 둘러싼 오래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몇 년 간 방송가는 술을 전면에 내세운 '술방(음주 방송)'이 급격히 확산됐다. 한 시대의 유행과 같았다. '짠한형', '목요일 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술터뷰' 등 술이 곧 포맷이자 화제성의 원천이 됐다. 만취 상태의 스타가 솔직한 사연을 털어놓는 장면은 '예능미'로 소비됐고, 조회수는 연달아 수백만 뷰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속엔 위험 신호도 분명히 있었다. 만취한 출연자가 휘청거리거나 술잔을 거침없이 비우는 장면들이 '웃음 코드'로 편집되는 사이, 연예인 음주운전 사고와 사회적 음주 문제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그 예시 중에 박나래도 존재했다.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 '나 혼자 산다'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15세 시청가 프로그램임에도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술을 미화하는 자막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박나래의 '노동주' 장면과 포장마차에서의 음주 장면 등은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지목됐다.

술을 사랑했고, 술을 즐기는 모습이 늘 화제가 된 박나래의 이번 논란은 그래서 결정적이다. 술을 곁들인 예능과 토크 콘텐츠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던 그는 최근 전 매니저들의 폭로에 휘말렸다. 폭언·폭행, 파티 뒷정리·안주 심부름 등 사적 요구, 술자리 강요, 심지어 던진 술잔으로 상해를 입었다는 주장까지 담겼다. 논란 중심엔 공통적으로 '술자리'가 있다.

결국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놀라운 토요일' 등 주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새 예능의 제작 계획도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술을 콘텐츠 소비의 핵심 장치로 삼으며 웃음을 만들어 온 환경 자체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박나래 뿐이 아니다. 여전히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에는 술방이 줄지 않고, 지상파에서도 음주 장면은 예능의 주요 장치로 사용된다. 심지어 스타 본인이 술 브랜드를 출시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연예인 주류 시장'도 형성됐다.

박나래 논란은 한 연예인의 위기를 넘어, '음주 미화 예능은 계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음주는 그간 예능의 '흥행 코드'이자 '대세 포맷'이었다. 그러나 후유증 또한 '숙취'처럼 크다. 이제 방송가가 답할 차례다. 이래도 음주 예능을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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