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가 KBO리그를 경험하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MLB.com은 17일(한국시각) 폰세와의 화상 인터뷰를 전했다.
한국에서 뛰면서 무엇을 발견했느냐를 묻자 의외의 답이 나왔다. 그는 "내 안의 어린 아이"라고 말했다.
이에 매체는 "투구 메커니즘도, 새로운 구종 혹은 자신의 감정이 아니었다"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폰세는 "마운드 위에서 더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에게 관대한 한국 야구 문화 영향인 듯 했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성 팬인 폰세는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을 생각하며 등번호 30번을 달았다. C-3PO는 될 수 없어도, CP(코디 폰세)-30은 될 수 있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선택이었다.
화상 인터뷰를 하는 폰세의 뒷편에는 올해 올스타전에 썼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헬멧이 놓여져 있었다.
폰세는 "(KBO 올스타전은)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처럼 경기 위주의 행사가 아니다. 쇼에 가깝다. 그래서 다들 분장을 하고 각자 개성을 드러낸다. '나는 다스 베이더로 변신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년 전만 해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낸 뒤 KBO리그에서 뛸지 미국 독립리그에서 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야구 인생은 점점 비즈니스처럼 느껴졌고,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듯 했다. 한국에 있든 미국에 가든 메이저리그 복귀는 너무 멀어 보였다.

폰세는 "그 시점에서 저와 아내는 아시아에서 3년을 보냈다. 가정을 꾸리고 싶었고, 가족과 더 가까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메이저리그에서 뛸 기회를 스스로 지울 수는 없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폰세는 한화 클럽하우스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고, 류현진의 도움을 받아 투구 패턴이 읽히지 않게 만드는 방법도 배웠다. 구단 전력 분석팀과도 긴밀히 협업해 변화구를 여러 버전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
폰세는 여기에 더해 '내면의 소년'으로 돌아가는 또 하나의 루틴을 더했다. 미식축구 선수인 처남 덕분이었다. 폰세는 "그가 미식축구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굉장히 격렬한 스포츠인데 경기 중에 농담을 하고 상대와 대화하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와, 저건 다르다'고 느꼈다. 격렬한 스포츠를 하면서도 즐길 수 있고, 동시에 투지와 집중력, 경쟁심을 모두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폰세 역시 선발 등판 전에 늘 스타워즈 영화를 봐왔다.
MLB.com은 "그 결과 폰세는 KBO의 '데스 스타' 같은 존재가 됐다.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을 뿐만 아니라 3년 3000만 달러 계약까지 맺으면서 아내 엠마가 첫 아이인 딸을 낳는 시점에서 커다란 안정감을 얻게 됐다"고 썼다.
폰세는 벌써부터 딸에게 스타워즈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내면의 아이와 딸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서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이든, 31살 남자의 꿈이든 모든 꿈은 여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올해 일어난 일들이 현실이 될 줄 알았냐고? 아니다. 나는 그저 나가서 최선을 다하고 적어도 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복귀 제안을 해주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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