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김희수 기자] 신영철 감독과 한태준의 시즌 3호 사제 대결이 임박했다.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가 17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순위 싸움의 측면에서도, 서사의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경기다.
두 팀 모두 최근 흐름이 좋다. 나란히 연승을 시작했다. OK저축은행은 강호로 꼽히는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을 연달아 꺾었다.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등록명 디미트로프)가 공격력을 한껏 끌어올리며 마침내 신영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고, 트렌트 오데이(등록명 오데이)도 조금씩 아시아쿼터다운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 감독이 늘 강조하는 우리의 것에 충실한 배구가 드디어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우리카드도 흐름이 좋다. 한국전력과 삼성화재를 잡고 3라운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상현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팀 경기력에는 큰 균열이 없다. 한태준이 중심을 잡고 팀을 잘 끌어주고 있는 덕분이다.
그래서 이 경기에서는 신 감독과 한태준에게 눈길이 간다. 서로를 높은 위치로 끌어올려준 과거의 스승과 제자가 또 한 번 충돌하기 때문이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역시 “우리 선수들은 항상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정신적인 소모가 큰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상대 팀 감독부터 수석코치, 전력분석관까지 우리카드에서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우리 선수들을 잘 알기도 한다. 한태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그들과의 대결은 극복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옛 스승과 우리카드 선수들의 대결이 갖는 의미를 언급했다.

반면 신 감독은 “(한)태준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경기 전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기는 좀 어렵다. 또 태준이와 별개로 우리카드 자체가 상당히 좋은 팀이다. 지금은 우리의 배구를 잘하는 데 집중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두 팀은 이번 시즌 만났다 하면 5세트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5세트 접전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파에스 감독은 “라운드에는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그래서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는 거둘 수 있었다. 반면 2라운드에는 이민규가 경기 운영의 측면에서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힘든 경기가 됐다. 이번 경기도 서로에게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고, 실제로 그러길 바란다. 서브와 리시브의 중요도가 엄청날 경기다. 서브와 리시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사이드 아웃에서의 강점을 가져가야 한다”고 경기 포인트를 짚었다.
신 감독은 승리의 열쇠가 될 디미트로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기대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은 5~60% 정도까지는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80% 정도까지만 올라와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웃음). 수비 상황에서의 하이 볼 반격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20점대 이후에서의 사실상 2점짜리나 다름없는 중요한 공격들을 잘 뚫어줘야 한다. 시즌 초반에 이게 잘 안 되면서 몇 경기를 놓쳤는데, 디미트로프가 이 부분에서 조금만 더 잘해준다면 팀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디미트로프의 분발을 기대했다.

점점 더 배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부산에서 두 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 치러진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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