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을 플랫폼 핵심 구조로 끌어올리며 전략 대전환에 나섰다. 네이버는 검색을 중심으로 한 실행형 AI 에이전트를,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의 생활형 AI를 중심으로 각각 사용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17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AI 기반 검색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며 검색 경험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기존의 링크 나열형 검색에서 벗어나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분석해 요약·추천은 물론 구매·예약 등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검색이 정보 탐색의 출발점이 아니라 실행의 출발점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AI 검색을 쇼핑·로컬·광고로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검색 결과 안에서 상품 비교와 구매, 지역 서비스 예약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쇼핑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본격 적용해 개인화 추천과 자동화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검색과 커머스를 하나의 AI 흐름으로 묶어 플랫폼 효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카카오 전략은 정반대다. 검색보다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일정 관리, 송금, 예약, 콘텐츠 소비를 대화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생활형 AI가 핵심이다. 사용자가 별도의 검색이나 앱 이동 없이도 일상적인 요구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근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AI 기반 광고 운영 도구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고 집행과 분석, 최적화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카카오 플랫폼 안에서 광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메신저를 중심으로 광고·콘텐츠·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해 체류 시간과 활용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계산이다.

두 회사의 전략 차이는 플랫폼 정체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라는 강점을 AI로 확장해 거래와 전환을 극대화하려 하고 카카오는 메신저라는 일상 접점을 AI로 강화해 사용 빈도와 생활 밀착도를 높이려 한다. 같은 AI라도 중시하는 성과 지표와 확장 방향은 다르다.
AI가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닌 플랫폼의 뼈대가 되면서 시장의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기술 완성도보다 실제 사용성과 수익화 성과가 중요해졌고, 플랫폼 안에서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작동하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AI 경쟁은 이제 기술 시연 단계가 아니라 플랫폼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꾸느냐의 싸움”이라며 “검색과 메신저라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선택이 향후 플랫폼 주도권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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