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년계약을 할 의향이 있는 구단들의 관심을 거절했다.”
김하성(30,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선택은 FA 3수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15일(이하 한국시각) 김하성과 애틀랜타가 1년 20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1년 전 FA 시장에서 처음으로 자격을 얻어 2년 3100만달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년 연속 FA 재수계약이다. 대박을 위해 FA 3수를 선언한 셈이다.

흥미로운 건 애틀랜타를 비롯해 복수의 구단이 김하성에게 다년계약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애틀랜타 알렉스 안토폴로스 단장은 워싱턴포스트에 김하성과 1년 계약을 맺기 전에 다년계약을 논의했다고 실토했다.
심지어 ESPN 제프 파산은 “30세의 김하성이 내년 겨울 FA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 다년계약을 줄 의향이 있는 구단들의 관심을 거절했다”라고 했다. 어느 팀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구체적인 계약 규모도 당연히 알 수 없다.
결국 정황상 김하성이 애틀랜타 포함 구단들의 다년계약안을 받아보니 조건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선 선수 입장에서 굳이 다년계약을 거절하고 1년 계약을 택할 이유가 없다. 즉, 김하성은 2026시즌에 애틀랜타에서 풀타임 맹활약을 펼쳐 내년 겨울에 더 좋은 조건의 다년계약을 따내겠다는 의도로 이번엔 1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봐야 한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김하성은 애틀랜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의 경기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고작 1개월이었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포함 올해 딱 48경기만 치렀다. 심지어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다. 다년계약을 받아도 조건이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국 김하성이 내년에 풀타임으로 뛰면서 특유의 공수주 겸장 유격수로서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를 두고 “김하성은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1년 계약을 연속으로 선택, 자신에게 베팅했다”라고 했다.
사실 애틀랜타도 나쁘지 않다. 김하성과 다년계약을 체결할 의도가 있었지만 1년 더 써보면서 다시 유격수 이슈에 대처하면 된다. 그리고 애틀랜타는 2026시즌 후 김하성에게 퀄리파잉오퍼(1년 계약, 연봉 상위 125인의 평균, 2025년은 2105만달러)를 제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FA 자격을 갖춘 메이저리거가 딱 한번만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조항을, 2년 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김하성에게 사용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2024년 9월 어깨 수술을 받은 상황서 2025시즌의 절반을 날릴 게 확실한데, 자칫 김하성이 받아들이면 그대로 1년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로선 수개월간 재활하는 김하성을 쓰지도 못하고 1년 연봉을 부담할 이유는 없었다.
올 시즌의 경우, 애틀랜타는 퀄리파잉오퍼를 날릴 수도 없었다. 규정상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에겐 퀄리파잉오퍼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내년엔 가능하다. 김하성을 트레이드 하지 않고 1년간 쓰고 다시 FA 자격을 얻으면, 애틀랜타는 그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할 수 있다. 물론 내년에 김하성을 써본 뒤 향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면 당연히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김하성이 내년에 맹활약, 부활할 경우 애틀랜타가 퀄리파잉오퍼를 날려도 김하성이 당연히 안 받아들일 것이다. 궁극적 목표가 내년 겨울 다년계약이다. 그러나 김하성이 애틀랜타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상황서 내년 겨울 타 구단으로 떠날 경우 애틀랜타도 차선책으로 그 구단의 차기시즌 신인드래프트 보상 픽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김하성의 이번 1년 2000만달러 계약은 알고 보면 김하성도 애틀랜타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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