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마사회가 신임 회장 선임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잇단 혼란 및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한편, ‘낙하산 잔혹사’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8일 회장 모집 공고를 내고 접수에 돌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내각 구성과 국회 국정감사를 거쳐 공기업·공공기관 인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러한 발걸음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앞서 불거졌던 여러 혼란 및 논란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정기환 회장의 임기가 지난 2월 만료됐다. 이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6일 신임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시점이었다. 이어 지난 2월 8일엔 신임 회장 모집 공고를 내고 접수에 나섰다. 이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한창이던 때다.
이후에도 한국마사회는 일련의 선임 절차를 이어갔으며, 3월엔 최종후보군을 추렸다. 4월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의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남은 절차는 주무부처 장관 제청에 의한 대통령 임명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음에도 지속된 선임 절차는 ‘알박기’ 논란을 불러왔다. 한국마사회 내부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검찰 및 정치권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한국마사회 회장 임명 제청을 하지 않았다. 이후 조기 대선을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선임 절차는 한동안 그대로 멈춰있었다.
이 같은 과정 속에 정기환 회장은 세 정권을 모두 거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말기 ‘알박기’ 논란 속에 취임해 윤석열 정권을 거쳐 이재명 정권까지 3년 9개월간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낙하산 잔혹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도 이번 회장 선임 절차 착수를 주목하게 한다. 한국마사회는 ‘정권의 전리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대 회장 대부분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마사회의 신임 회장 지원자 서류접수는 오는 12월 2일까지 진행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