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약한 원화’ 1480원도 위협하는 환율…“글로벌 불확실성에 혼돈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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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미국 달러화 강세와 일본의 전략적인 엔화 약세 전략으로 원화 가치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 등 자본 유출도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 경제 불확실성, 그동안 증시를 떠받쳤던 인공지능(AI) 산업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원/달러 환율을 치켜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3일 오후 2시 22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0원(0.17%) 내린 1467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1469원에 개장해 장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 개입 의지 발언에도 오전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최근 고환율은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그리고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 등 자본유출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인덱스는 99.51을 기록, 100선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가 높다고 해석한다. 달러인덱스는 달러화 강세가 득세했던 2022년 9월 115에 근접하기도 했다.

강달러 원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고금리를 지속하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 내 금융시장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 한국과 같은 주변국 금융시장에 대한 선호는 감소한다.

달러화 상방 압력은 일본의 재정 완화 정책도 뒷받침한다. ‘아베노믹스’를 지지해 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재정 완화 정책 예상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달러화 강세에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지속세, 정치‧경제 불안으로 인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에 따른 달러화 유출은 원화 약세 폭을 더 넓힌다는 분석이다.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4280억원어치를 순매도 한데 이어 이날도 약 3018억원(오후 2시 10분 기준)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최근 환율 추이를 보면 원화 가치는 글로벌 주요국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2025년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원화가치는 9월말부터 11월 11일까지 4.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국 15개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중국 위안화(0%), 유럽 연합의 유로화(-1.3%)보다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이 기간 정책적으로 엔저를 유도하고 있는 일본 엔화만 원화만큼 4% 하락했다.

/뉴시스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근원적인 원인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미국 경제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수요가 늘고(위험 자산 선호 심리 약화) 있다”면서 “정책의 불확실성, 정치적 불확실성, AI 산업의 불확실성이 합쳐져 원/달러 환율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율 상승은 경제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100억달러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환위기는 아니지만 자본 유출이라든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는 내수 침체 이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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