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도랑에 처박히게 될 거야"
미국 'NJ.com'은 11일(한국시각) "이번 여름 필라델피아 필리스 클럽하우스에서 시작된 메이저리그 샐러리캡 도입 논쟁은 단순한 의견 충돌을 넘어 더 어두운 방향으로 번졌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번 여름 필라델피아를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와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7월 'ESPN'의 제프 파산은 "브라이스 하퍼가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미팅 중 욕설을 하며 격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충돌했던 이유는 샐러리캡 도입 여부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체결한 노사협정(CBA)은 2026년 12월이면 만료가 된다. 양 측은 2026시즌이 끝난 뒤 새로운 CBA를 체결해야 하는 상황. 새로운 CBA의 화두는 샐러리캡의 도입 여부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경우 '소프트 샐러리캡'이 시행되고 있다. 선수단 전체 연봉(페이롤)이 일정 금액을 넘어설 경우 '사치세'를 내는 구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일명 '큰 손'으로 불리는 팀들은 사치세를 내더라도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지출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뉴욕 메츠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편법'도 등장했었다. 바로 LA 다저스. 과거에도 연봉 일부의 지급을 뒤로 미루는 '디퍼'가 사용돼 왔다. 그런데 다저스는 최근 몇년 동안 규정의 허술한 면을 공략해 디퍼를 남발하고 있다.
다저스는 디퍼를 통해 연봉 지급을 미루게 되면서, 선수단 연봉(팀 페이롤)을 낮추고, 이를 바탕으로 사치세를 내는 것도 교묘하게 피해가는 중이다. 이로 인해 지난 겨울 여러 곳에서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디퍼 규정을 손보고, 샐러리캡도 규정을 강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 정해진 선수단 연봉 총액을 넘어설 경우 더 강하게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올해 각 구단들을 돌았는데, 이 과정에서 하퍼와 충돌했다. 당시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샐러리캡'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진 않았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여기서 하퍼가 격분했다.
하퍼는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향해 "샐러리캡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우리 선수들은 162경기를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2027시즌 파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얘기를 계속하고 싶다면, 우리 클럽하우스에서 당장 꺼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 입장에서 '하드 샐러리캡'이 도입될 경우 몸값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매우 예민한 문제다. 구단과 선수 입장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후 하퍼가 사무국 관계자로부터 협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스포츠 에이전트인 앨런 월시는 자신의 팟 캐스트를 통해 "하퍼와 몇몇 선수들이 맨프레드 커미셔너, 그리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점점 과열됐다. 당시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측근 중 한 명이 하퍼에게 '다시는 커미셔너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마라. 그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무례하게 굴지 마라. 그렇게 하다간 도랑에 처박히게 될 거야'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그동안 어디에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NJ.com'에 따르면 이후 닉 카스테야노스의 중재로 대화가 이어졌지만, 하퍼는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악수를 거부했고, 전화까지 무시하고 있다고.
지금까지의 분위기라면 내년 새로운 CBA 체결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 선수 측과 구단-사무국의 감정이 또다시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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