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분한 감정이 있어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차세대 주전포수 한준수(26)를 강하게 키운다. 최근 주전포수 김태군이 발목이 좋지 않았고, 백업포수 한준수가 16~18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안방을 책임졌다. 그러나 한준수가 노시환에게 3경기 연속 변화구-패스트볼 패턴으로 승부하다 홈런을 맞았다.

이범호 감독은 격노했고, 이닝교대 시간에 한준수와 이해창 배터리코치에게 강하게 질책했다. 3경기 연속 같은 패턴으로 홈런을 맞는 것은 볼배합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준수는 이범호 감독의 질책을 듣기 전부터 눈에 눈물이 고인 상태였고,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에게 눈물의 의미를 듣더니 그런 눈물이라면 괜찮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1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지휘하면서 “내가 얘기하러 왔는데 (한준수)눈알이 빨갛더라고요. 못하면 울어야 되는 게 맞다. 자기가 그만큼 분한 감정이 있어야지 분한 감정도 없으면 안 된다. 어느 포인트에서 눈물이 났냐고 하니까 ‘왜 이렇게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래, 그게 눈물 포인트면 네가 더 성장하는 것이니까 괜찮다”라고 했다.
한준수는 “선발 포수로서 팀이 연패 중인데 세 경기 연속으로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았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수비와 공격 여러 부분에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이 보여 답답함에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지는 경기에 선발 포수로 있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답답함, 팀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는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공존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은 “그러면 더 울어라.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울 수 있으면 울어라. 그게 1군 선수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안타도 안 나오지, 막 그러니까”라고 했다. 한준수가 이 눈물을 통해 성장한다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김태군은 최근 발목이 안 좋았다가 회복했다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잔여 10경기를 한준수 위주로 치를 뜻을 드러냈다. “이전까지는 (한 주에)1~2경기 이렇게 나갔다. 요즘은 계속 일부러 내보낸다. 이 투수도 해보고, 저 투수도 해보고, 이 타자도 적응해보고 붙어보고. 실패해보고 성공해 보고 하라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태군이 발목은 괜찮아졌다. 그런데 준수가 연달아 경기를 나가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힘들 때 어떻게 풀어가는지도 알아야 한다. 정말 준수가 힘들어 보일 때 1~2경기 정도 말고는, 웬만하면 준수 위주로 스타팅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수비력, 공수 작전수행능력이 빼어난 포수다. 지난 1~2년간 한 방 능력도 보여줬다. 그러나 김태군도 30대 후반으로 간다. 3년 25억원 비FA 다년계약도 내년까지다. 이범호 감독은 결국 차세대 주전포수는 한준수라고 바라본다. 작년엔 야구가 잘 풀려서 김태군과 안방을 양분했지만, 올해는 팀도 어려움이 많은 시즌이고, 한준수도 성장통을 겪으면서 김태군 위주로 시즌을 치러왔다. 그러나 5강이 멀어진 현 시점에서, 한준수에게 기회를 팍팍 주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한준수는 한 방 능력도 있고 어깨도 좋지만, 아직 경기운영과 수비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범호 감독이 한준수를 강하게 키우고자 한다. 이날 잠시 만난 심재학 단장도 이범호 감독이 한준수를 질책한 그날 경기 막판 뺄 줄 알았는데 안 빼고 끝까지 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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