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평소 같았으면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투수 교체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더 믿음을 줬다. 투수는 사령탑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은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팀의 5-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호투로 스넬은 시즌 5승(4패)째를 올렸다.
경기 초반 무시무시한 탈삼진 능력을 보이며 필라델피아 타선을 막아냈다. 1회엔 1사 후 카일 슈와버와 브라이스 하퍼를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2회에도 1사 후 닉 카스테야노스와 맥스 케플러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프레디 프리먼의 솔로포와 벤 로트벳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선 3회에는 안타 2개를 맞아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3회까지 삼진만 7개째다.
4회 1개, 5회 2개, 6회 1개 등 삼진을 추가하며 순조롭게 막아낸 스넬에게 가장 큰 위기가 닥쳤다.
7회다. 2사까지 잘 잡았지만 J.T 리얼무토와 카스테야노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방문했다. 투구수 100개를 넘긴 상황이었기에 로버츠 감독의 성격상 투수 교체에 나섰을 텐에 이날은 아니었다. 투수 교체를 거부하는 스넬과 몇 마디 주고 받고 그대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스넬은 오토 켐프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지웠다.
옵타스탯츠에 따르면 선발 등판에서 2경기 연속 11탈삼진 이상, 2피안타 이하, 사사구 2개 이하, 무실점, 장타 허용 0의 기록을 남긴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1905년 사이 영 이후 처음이다. 120년 만에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렇다면 7회 스넬과 로버츠 감독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경기 후 스넬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감독님에게 Please"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버츠 감독이 나를 믿어줘서 정말 기뻤다"며 "이날 호투의 비결은 제구력이었다. 직구 제구가 잘 됐기 때문에 변화구를 잘 활용해 볼배합을 할 수 있었다"고 미소지었다.
로버츠 감독 역시 "스태미너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끝까지 던지고 싶다고 강하게 말했다. 나는 그를 믿었다. 그리고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보통은 (투수 교체에) 99%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그 순간은 50대 50이었다. 10월에 이기려면 선발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넬의 투구에 대해선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와 커브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그리고 직구까지 완벽했다.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능력과 빠른 공의 위력이 모두 맞아떨어졌다. 포수 로트벳과의 호흡도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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