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눈덩이 새마을금고, 정상화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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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올해 상반기 새마을금고가 1963년 창립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대규모로 늘렸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맞자 부실의 골이 깊어졌다. 새마을금고는 대규모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부실 금고 합병에 나서는 등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잠식이 깊은 데다 연체율도 상승세라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새마을금고 1267곳 중 23곳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14곳에서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전체적인 부실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연체채권 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출채권 관련 비용이 1조2833억원 발생하면서 일시적 손실이 났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건전성 관리 과정에서 경영지표가 일시적으로 악화된 것"이라며 "부동산·건선업 경기침체에 따른 대손충당급 적립 등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으로 경영지표가 일시적으로 악화된 상태"라며 "향후 대손충당금 환입·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를 위해 3조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지난해보다 약 90%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9월 조성한 '유암코-MG PF정상화 펀드'도 누적 투자 약정액이 1800억원에 달했다.

하반기에는 더 체계적인 부실채권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를 7월 초 공식 출범했다. 부실채권 매입 전문 자회사로 금고의 부실예방 및 경영개선, 부실채권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출범 두 달 만에 5개 PF 사업장에서 부실채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매입 신청을 접수했다. 매수 의향자에게 경·공매 진행 중인 PF 사업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새마을금고 NPL 정보관리시스템'도 열었다.

다만 대규모 연체채권 매각에도 연체율은 치솟았다. 전국 새마을금고 절반 가량인 623곳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8%를 크게 상회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다.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 전국 새마을금고의 순손실은 1조3287억원으로 나타났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PF 사업장 정리도 다른 업권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PF 정보공개 플랫폼상 새마을금고의 PF 매각 추진 사업장은 총 323곳 중 95곳을 차지한다. 지난 7월 82곳에서 10곳 이상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나 근본적인 정상화 대책이 부족한 탓에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내놓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실 금고를 합병했으나 그 이후에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고 있다"며 "거리가 가깝다고 해서 부실 금고끼리 합병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큰 곳과 작은 곳을 합병하는 등 선별적인 합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아 새마을금고 부실의 원인인 PF 사업장 정리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조이고 있는 데다 지방의 부동산 대책은 따로 나오고 있지 않아 침체기가 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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