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 샛별이 떴다. 2006년생 왼손 투수 박정훈이 투피치를 앞세워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박정훈의 배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정훈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해 3이닝 1탈삼진 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일초-매향중-비봉고를 졸업한 박정훈은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8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주로 팀의 빈자리를 메꾸는 역할을 했다. 그러다 9일 3이닝 완벽투로 대형 사고를 친 것.
팀이 11-2로 앞선 7회 박정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박정훈은 구본혁을 유격수 땅볼, 박동원을 1루수 뜬공, 천성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8회에도 땅볼 2개와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9회에도 투수 교체는 없었다. 박정훈은 설종진 대행의 뚝심에 보답했다. 선두타자 오스틴 딘은 2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박정훈은 흔들리지 않고 김현종을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김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마쳤다.
3이닝을 채웠기에 세이브를 획득했다. 데뷔 첫 세이브다. 경기 종료 후 동료들은 물세례로 루키의 기록을 축하했다.


11일 경기 전 만난 설종진 대행은 "3이닝까지 생각하진 않았다. 최근 공이 좋았고, LG가 좌타자가 있길래 점수 차도 많이 나서 기회를 줬다. 생각보다 너무 잘 던져서, 한 이닝 더 갔고, 하나 또 가니까 욕심이 생기더라"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벤치에서 박정훈의 기록을 챙겨줬다. 설종진 대행은 "선수가 첫 세이브라고 하더라. (투구) 개수도 적길래 한 번 더 가자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본인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9회) 병살타를 잡고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투피치로 LG 타선을 잡았기에 더욱 대단하다. 설종진 대행에 따르면 박정훈은 최근 직구와 슬라이더만 투구하고 있다. 물론 승기가 넘어갔기에 LG는 대거 백업 선수를 기용했다. 하지만 LG의 선수층은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 루키가 넘어서기 쉽지 않다.
설종진 대행은 "투피치를 던지는데도 자신 있게 던지는 게 매력적이다. 당장 구종을 바꾼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나중에 선발까지, 우천 취소가 되면 박정훈을 (선발로) 생각할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부터 강력한 구위로 유명했다. 그러나 좀처럼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설종진 대행은 "선발로 한 번 육성을 해보자고 했다. 생각보다 제구가 안 되다 보니까 3이닝 이상을 끌고 가질 못하더라"라면서 "중간으로 바꿔서 1이닝씩 직구 위주로 제구를 잡는 방향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직구에 자신이 있더라. 직구만 던져서는 힘든데, 갖고 있는 구종이 슬라이더라고 하더라. 투피치만 갖고 해보자고 했다. 스피드가 점점 올라오고 게임 나갈수록 안정감이 생겨서 1군에 콜업이 된 것"이라고 했다.
서드피치 체인지업은 일부러 봉인한 상태다. 설종진 대행은 "체인지업은 당분간 던지지 말자고 했다. 투피치로 잘하고 있는데, 다른 구종을 던지면 밸런스를 잃어버릴 수 있다. 좋은 공 먼저 가고, 시즌 끝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보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가 더욱 기대되는 투수다. 박정훈의 2026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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