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34점' 지원사격→드디어 보상받나…류현진이 가한 압박(?) "10승? 지금처럼 쳐 주면, 따라오겠죠"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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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지금처럼 쳐 주면…"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2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8승째를 손에 쥐었다.

한화는 전날(9일) 롯데를 완파하면서 1위 LG 트윈스와 간격을 4경기로 좁혀냈다. 아직 선두 탈환을 포기하지 않은 만큼 연승이 필요한 상황에서 '코리안 몬스터'가 좋은 흐름을 이었다. 이날 경기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1회초 시작부터 2점의 지원을 받았지만, 1회말 롯데의 선두타자 한태양에게 우익수 방면에 3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보냈다.

이후 류현진은 고승민을 3루수 땅볼로 묶어냈으나, 후속타자 윤동희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2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류현진은 김민성과 맞붙었고, 147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긴 김민성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여기서 류현진과 김민성의 희비가 교차됐다. 타구는 담장 밖으로 향했지만, 이 타구가 좌측 폴대 바깥으로 휘어나가면 파울이 된 것.

이때부터 류현진이 제대로 흐름을 탔다. 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귾게 된 류현진은 2회 손호영-나승엽-전민재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고,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철벽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5회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이 위기도 실점 없이 넘어서며 가볍게 승리 요건을 확보했다.

류현진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6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한태양과 고승민, 윤동희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 특히 이 승리는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류현진이 사직에서 처음 거둔 '무실점 승리'라서 의미는 배가 됐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한화 이글스한화 이글스 류현진./부산 = 박승환 기자

그동안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유독 승리와 연이 닿지 못했던 류현진. 하지만 이날 경기를 포함해 9월 두 경기에서만 무려 34점의 지원사격을 받은 류현진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너무 편안하게 던진 것 같다. 1회 위기가 있었지만, 빠르게 추가점도 나왔고, 그래서 마운드에서 최대한 상대 타자들과 빨리 승부를 하려고 했다. 수비 시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려고 했던게 주효했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류현진은 "한 이닝이 길어졌던 것이 아니어서 괜찮았다. 이렇게 점수를 내주면 (공격이) 길어져도 너무 좋다. 지금 두 경기에서 타자들이 30점을 내줬다. 30점이면 선발 투수로서 너무 고맙다. 또 야수들이 타격에서 제 페이스를 찾은 것 같아서, 경기를 뛰는 동안 계속 좋은 것 같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1회 김민성의 타구는 최소 펜스 직격이 될 줄 알았다고. 류현진은 "타구는 안 봤다. (이)재원이만 보고 있었는데 '파울'이라고 하더라"며 "맞는 순간 '크다'는 생각은 했다. 혹시라도 '펜스에 맞아라' 정도였다. 너무 강하게 맞았다. 오늘 그 장면이 승패를 갈랐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유독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지만, 남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긴다면, 류현진은 2년 연속 10승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전혀 욕심내지 않았지만, 내심 기대는 하는 모양새였다. 그는 "10승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냥 나가는 경기 열심히 할 거다"면서도 "뭐… 지금처럼 쳐주면 승은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한화 이글스

이날 LG가 승리하면서, 한화는 격차를 줄여내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정규시즌이 종료되는 날까지 누가 1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한화는 LG를 상대로 3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며,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올해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0.89, 통산 성적도 41경기에서 24승 9패 2.24로 매우 강하다. 이는 남은 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분명 한화에는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금 폰세와 와이스는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너무 잘해주고 있다. 그리고 (문)동주도 잘해주고 있다"며 포스트시즌 3선발에 대한 물음에 "동주가 나가야한다. 나는 어떤 위치에서든 열심히 던지겠다.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공격이면 공격, 마운드면 마운드. 야구장 나오는게 선수들도 다 기쁠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이렇게 하다 보면 좋은 찬스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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