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이 뭔가요? '반대발 마법사'로 빛난 또다시 손흥민[심재희의 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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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 왼발 대포알 득점을 터뜨리는 손흥민(오른쪽). /게티이미지코리아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이쯤 되면 '반대발'이나 '약발'이라는 표현이 정말 무색하다. 양발을 잘 사용하는 건 정평이 나 있지만, 그래도 '주발'은 오른발이 맞다. 프리킥이나 페널티킥 등 데드볼 처리는 오른발로 한다. 그런데 왼발 슈팅을 오른발 슈팅만큼 잘하는 게 정말 신기할 정도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반대발 마법사'로 또다시 빛났다.

손흥민은 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전과 10일 멕시코전에서 연속 득점을 올렸다. 미국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멕시코전에서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후반 20분 동점골을 폭발했다. 2-0으로 승리한 미국전 결승골 주인공이 됐고, 2-2로 비긴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중한 득점을 올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가국들과 두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이 기록한 3득점 중 2골을 책임졌다.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두 골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냈다. 출중한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멋진 마무리를 지었다. 미국전에서는 절묘하게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든 후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서는 기회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슈팅 각도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 있게 왼발 인프런트 슈팅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호쾌한 왼발 발리로 골을 작렬했다. 김문환의 크로스-오현규의 헤더로 공이 높게 떴다.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떨어지는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인스텝과 아웃프런트로 걸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방어벽을 뚫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손흥민은 왼발로 상징적인 골을 많이 만들어냈다. 한국 국가대표로서도 마찬가지다. 18살의 나이에 2011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와 경기에서 왼발 캐넌포로 A매치 데뷔골을 작렬했다. 2015년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연장전에서 차두리의 도움을 받아 왼발 대포알 골을 뽑아냈다. 호주와 결승전에서는 후반전 막판 왼발 슈팅으로 동점포를 터뜨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쐐기포를 작렬하는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에서도 왼발로만 3골을 잡아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 2차전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해 월드컵 데뷔골을 기록했다. 2018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 차기 중거리포를 생산했고,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전차군단을 박살 내는 70m 폭풍질주 왼발 득점을 만들어냈다.

왼발잡이보다 왼발을 더 잘 쓰는 양발잡이 공격수. 이 한 마디가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 손흥민이 킬러로서 가지는 능력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아울러 손흥민의 엄청난 노력이 담겨 있는 설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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