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 집합도 무용지물 '실책 퍼레이드'…'프로' 경기력이 아니었다,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경우의 수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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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실책을 저지른 뒤 집합이 걸린 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부산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가까워지고 있다. 과연 '프로'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경기력이 거듭되고 있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기 위해선 경기를 이겨야 하는데, 오히려 자멸을 거듭하고 있는 롯데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홈 맞대결에서 무려 5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0-13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롯데는 지난달 12연패의 늪에 빠지며, 90%를 넘어섰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무려 50%대로 떨어졌다. 그래도 롯데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낸 뒤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주 LG 트윈스-KT 위즈-SSG 랜더스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며, 그동안 벌어뒀던 승패마진을 모두 깎아먹게 됐다.

특히 지난주 경기는 아쉬움이 컸다. 그 중에서도 KT와 맞대결에선 9회말 병살로 이닝을 매듭지어야 할 상황에서 박찬형이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다잡았던 경기를 놓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이번 주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변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은 뒤 물을 떠놓고 빌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은 포기를 한 모양새다.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너무나도 좋지 않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중력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9일 한화를 상대로 1-9 완패를 당했는데, 과정은 처참했다. 1-2로 뒤진 3회초 1사 2루에서 노시환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굴렀다. 이때 이호준이 선행 주자를 저격하기 위해 3루에 공을 뿌렸는데, 이 송구가 루이스 리베라토의 등을 가격하게 됐고, 모든 주자를 살려주게 됐다.

이로 인해 롯데는 3회에만 2점을 헌납했다. 무실점 또는 1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던 이닝을 실책으로 인해 한 점을 더 내준 것이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6회초에는 문현빈의 빗맞은 타구를 유격수-2루수-중견수 중 그 누구도 잡아내지 못하면서 허무하게 안타를 내줬고, 희생플라이 상황에서는 3루 베이스에 그 누구도 백업을 들어가지 않으면서, 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나아가는 길을 열어줬다. 그 결과는 패배였다.

2025년 9월 3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롯데 3루수 박찬형이 9회말 1사 만루서 KT 장진혁의 3루수 앞 땅볼 타구 때 홈 송구 실책을 하며 8-9로 패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마이데일리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롯데 이호준이 경기 전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5년 7월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태형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 이호준의 송구 장면에 대해 "3루에 던질 순 있는데, 딱 잡았을 때 각이 안 나오면… 경험이라고 봐야 한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무더기로 쏟아지는 실책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런데 롯데는 이틀 연속 또 실책으로 무너졌다. 1회초 '에이스' 알렉 감보아가 집중타를 맞으며 2실점을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런데 2회부터 롯데의 수비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사 1루에서 심우준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방면을 향해 굴렀다.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되는 흐름. 그런데 여기서 전민재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실점은 없었지만, 이로 인해 감보아의 투구수만 늘어났다.

문제는 3회였다. 선두타자 문현빈이 친 1루수 땅볼 타구에 나승엽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주자를 내보내더니,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하주석이 친 빗맞은 뜬공 타구에 또다시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3루수 손호영과 유격수 전민재가 서로 타구 처리를 미루다가, 그 누구도 공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평범한 뜬공이 유격수 오른쪽 방면에 적시타로 이어졌다. 실점 없이 넘어 갔어야 할 이닝에 롯데는 결국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4점을 헌납했다.

이에 3회초 수비가 종료된 후 롯데 선수단은 더그아웃에서 한차례 '집합'을 당했다. 그러나 이 요법도 무용지물이었다. 0-7로 뒤진 4회초에는 김태연이 친 타구가 2루수 쪽으로 높게 떠올랐는데, 여기서는 한태양이 뜬공을 놓치면서 간격은 0-8까지 벌어지게 됐다. 이날 감보아는 4이닝 8실점(3자책)을 기록한 뒤 교체됐는데, 자책점만 보더라도 수비가 얼마나 처참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8회초에도 한태양이 실책을 저지르면서 주자가 출루했고, 바뀐 투수 정성종이 노시환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이는 또다시 실점으로 연결됐고, 9회초에도 손호영의 송구 실책이 고스란히 실점이 됐다. 결국 쏟아지는 실책으로 자멸한 롯데는 한화를 상대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연이틀 무릎을 꿇었고 5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지난 9일 경기의 패배로 5할 승률이 붕괴된 롯데는 이제 점점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있다. 팬들은 간절히 가을야구를 원하고 있지만, 이대로면 구단 최악의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유력하다. 롯데가 이겨야, 경쟁 팀들의 경기 결과를 통해 경우의 수라도 따져볼 수 있는데, 이기지를 못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한태양./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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