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전체 2위라면 믿어지나요? 사실이다.
이정후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했다. 시즌타율은 0.267서 0.271로 올랐다.

이정후가 2할7푼대 타율을 회복했다. 이정후가 2할7푼대 타율을 마지막으로 찍은 건 6월14일 LA 다저스전이었다. 정확히 0.270이었다. 다시 2할7푼대를 돌파하기까지 3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6월 타율 0.143으로 바닥을 찍었고, 7월 타율 0.278, 8월 타율 0.300으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부진은 결국 바깥쪽이었다. 바깥쪽으로 약한 타구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노출되자 극단적 시프트까지 등장했다. 내야진이 우측으로 이동했고, 3루수는 마치 번트 수비를 하듯 전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은퇴한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정후가 힌지를 잘 잡고 중심이동 과정에서 공을 충분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이대호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정후가 빠른 공 공략에 초점을 맞춰 히팅포인트가 너무 앞으로 갔다고 했다. 빠른 공 공략, 몸쪽 공 잡아당기는 타격은 용이하지만, 바깥쪽 그리고 변화구 공략이 힘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정후는 반등하면서 바깥쪽 공략을 편안하게 하기 시작했다. 본래 바깥쪽 공략을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결대로 밀어치면서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정후에 대한 극단적 시프트는 사라졌다. 이러니 잡아당겨도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
이정후는 9일 경기서 오랜만에 홈런까지 쳤다. 0-3으로 뒤진 2회말 1사 1루서 애리조나 선발투수 나빌 크리스맷을 상대로 볼카운트 2S서 4구 73.7마일 커브를 마치 드라이버 샷을 날리듯 퍼올려 추격의 우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서 커브를 노렸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준비했다가 느린 공에 완벽하게 반응했다는 건, 그만큼 이정후의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이날 3안타를 치면서 9월에만 6경기서 23타수 12안타 타율 0.522 1홈런 3타점 5득점 OPS 1.299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이정후의 9월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9월 들어 25타수 14안타 타율 0.560을 기록 중인 ‘5억달러 괴수의 아들’ 블라드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전체 1위다. 맷 채프먼도 9월 들어 22타수 9안타, 타율 0.409지만 이정후의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이정후는 9월 최다안타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4위다. 9월 OPS는 메이저리그 전체 7위다. 9월 일부 성적은 천하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보다 낫다. 오타니는 OPS는 1.315로 이정후보다 낫지만, 타율은 0.346이다.
범위를 후반기로 넓혀보자. 그래도 이정후는 대단하다. 43경기서 165타수 52안타 타율 0.315 2홈런 11타점 19득점 출루율 0.365 장타율 0.455 OPS 0.820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9위, 최다안타 17위다.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시즌 막판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이 첫 풀타임 시즌이다. 시즌 도중 깊은 슬럼프를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극복하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는 앞으로 메이저리거로 롱런하는데 큰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일단 올 시즌 마무리를 잘 하면 2026시즌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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