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동력 LNG운반선 개발, 한국이 최초 승인 받았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이 소형모듈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하는 화물선 개발 승인을 획득했다. 원자로 동력 화물선 승인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에너지 절약과 탄소중립 선박 기술 개발에 새로운 산업화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삼성중공업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텍(Gastech) 2025’에서 소형모듈형 용융염원자로(MSR)를 동력으로 하는 LNG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Approval in Principle, AiP)을 세계 최초로 획득한다고 9일 밝혔다.

가스텍은 9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에너지 전시회다. 조선·해운·선급 업계도 함께 참여하는 국제 무대다. 기본승인은 선급이 새로운 선박의 설계나 기술을 심사해 국제 규정과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상징적인 절차다. 실제 선박 개발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계다.

선박의 안전성과 기술적 타당성 인증은 미국 선급(ABS)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받게 된다. 세계 첫 공인을 받는 ‘MSR 추진 LNG운반선’에는 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념설계 중인 MSR이 추진 동력으로 사용된다.

MSR은 핵연료와 냉각재를 섞은 용융염을 액체 핵연료로 사용해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선박용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LNG운반선 추진용 MSR은 100 MWth 용량으로 1기만 설치해도 선박의 수명 동안 연료 교체가 필요 없도록 설계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은 2023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인 용융염원자로(MSR) 원천·혁신기술개발사업에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했다. 2026년까지 해양용 MSR 개념설계 완성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진영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은 “우리가 개발 중인 MSR이 향후 해양분야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