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0km면 좀 어때.
NC 다이노스 토종 에이스 구창모(28)가 약 2년만에 1군 경기를 가졌다. 구창모는 2023년 9월27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서 2⅓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한 뒤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그날 왼쪽 전완근을 다시 다쳤고, 수술과 상무 복무를 거쳐 지난 6월 전역했다.

전역 직전에 타구에 어깨를 맞는 부상이 있었고, 전역 이후에도 2군에서 투구수 빌드업을 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1군 복귀가 미뤄지기도 했다. 구창모의 야구 역사가 부상 역사다. 이호준 감독은 재활군과 2군에 구창모가 1군에 올라올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 보고조차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구창모는 묵묵히 몸을 만들었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공을 잡았다. 그리고 본인의 요청으로 1군에서 빌드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7일 창원 KIA전 등판이 성사됐다. 이호준 감독은 일찌감치 최대 3이닝, 최다 50구 안팎으로 제한을 선언했다.
구창모는 이날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정확히 50개였다.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스트라이크가 38개였다. 마지막 이닝에 볼이 늘어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다.
포심 구속은 최고 140km에 불과했다. 구창모가 평상시에 한창 좋을 땐 140km대 후반, 150km대 초반까지 나오긴 한다. 그러나 수술과 재활을 거쳤고, 공백기도 길었다. 물론 이의리처럼 투구수 빌드업 과정에서 곧바로 본래 구속을 회복하는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구창모처럼 구속과 구위를 회복하는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3회 1사 만루서 위기관리능력도 보여줬다. 김선빈에게 포심을 던져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최형우에겐 슬라이더를 던져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구창모는 두 타자 모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김선빈에겐 포심 위주, 최형우에겐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로 분명하게 테마를 잡고 승부했고, 통했다.
중요한 건 오늘이 아닌 내일이다. 구창모가 일단 1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투구를 했으면 하루 자고 다음 날 안 아픈 게 제일 중요하다. 워낙 아픈 역사가 길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대목이다. 일단 현 시점에서 구창모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는 안 나왔다.
NC는 18경기를 남겨뒀다. 이호준 감독은 구창모를 등판 간격에 최대한 여유를 두고 등판 시킬 전망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투구수를 올리면서 시즌을 마치게 할 전망이다. 지금의 몸 상태를 오프시즌에 더 좋게 만들어서, 2026년에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호준 감독도 지금보다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늘 ‘만약’이라는 가정이 붙지만, 구창모가 강력한 외국인투수 2명과 함께 1년 풀타임을 소화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면, NC의 마운드 높이는 물론 전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이는 가정법에 그쳤다. 내년에는 구창모 앞에 만약이라는 말을 버려야 한다. NC가 가장 바라는 일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