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직구로 들이밀더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빈스 벨라스케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벨라스케즈는 지난달 롯데가 고심 끝에 새롭게 영입한 투수. 10승을 수확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데려왔다. 커리어는 매우 화려한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만 무려 38승을 수확했다. 다만 팔꿈치 수술 여파로 올해는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는데, 트리플A에서 성적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데이비슨이 남긴 성적은 분명 나쁘지 않았지만, 아쉬운 점이 명확한 선수였다. 일단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이 컸고, 무실점 경기가 없다는 점에서, 매 경기 실점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리스크였다. 이에 롯데는 남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을 고려해 데이비슨과 결별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그런데 벨라스케즈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운 편이다. 데뷔전이었던 한화 이글스(4⅓이닝 3실점)와 맞대결, 두 번째 등판이었던 LG 트윈스(5이닝 3실점)전에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세 번째 등판이었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첫 승을 수확했으나,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조차 기록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었다.
그래도 첫 승을 손에 쥔 만큼 흐름을 탈 것처럼 보였으나, 지난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5실점(5자책)으로 박살이 나더니, 전날(5일)도 처참하게 깨졌다. 벨라스케즈는 4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세 개의 피홈런을 맞았고, 두 번의 보크를 기록하는 등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6실점(6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 입성 이후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8.87로 처참한 수준이다.


벨라스케즈의 부진에 가장 당황한 것은 당연 롯데 프런트와 김태형 감독이다. 데이비슨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서 데려온 선수인데, 이렇게까지 제 역할을 못할 것이란 건 생각하지도 못했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리그를 옮긴 뒤 적응 문제 차원에서 1~2경기 부진할 순 있지만, 벨라스케즈는 5경기 내내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김태형 감독은 6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벨라스케즈에 대한 물음에 "한두 경기가 안 되면서, 그냥 그대로 말려 있는 것 같다. 물론 기량 자체는 좋은 걸 갖고 있는 선수로 보인다. 그런데 자기 공에 대한 믿음, 이런 것도 아마도 첫 단추가 잘 꿰졌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첫 단추가 안 꿰지니까, 그렇다고 구위로 압도를 하지도 못한다"고 거듭된 부진의 이유를 짚어봤다.
전날(4일) 류효승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으나, 2회까지의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도 "어제 슬라이더가 모처럼 괜찮았다. 그런데 직구로 들이밀더라. 또 어제는 본인이 고개를 흔들고 하더라"며 "2아웃에 힘이 있는 타자도 아닌 최지훈에게도 빨리 승부를 들어갔어야 했는데, 벨라스케즈가 힘을 주면 공이 날리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걸 그렇게 고집하면서 던지더라. 그리고 그다음 타자한테 직구로 그냥 들어가더라"고 탄식했다.
결국 3회에만 보크 두 개를 범하고, 피치클락을 위반해 볼 판정을 받은 것도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스스로 자멸한 셈이다. 물론 선발로 기용하기 위해 데려온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패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벨라스케즈의 보직 변경 가능성은 없을까. 김태형 감독은 "일단은 써야죠"라고 덧붙였다.
일단 벨라스케즈는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오른쪽 어깨에 타구를 맞은 나균안이 복귀를 앞두고 있는 까닭. 김태형 감독은 다음주 선발 로테이션으로 박세웅-알렉 감보아-나균안 순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순위 싸움이 워낙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늦었지만,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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