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조각투자'는 부동산, 미술품, 명품 등 고가의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여러 투자자가 소액으로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투자 방식의 신탁수익증권 상품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장외거래소)에 대한 인가 신청을 다음달 개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조각투자 상품을 발행한 플랫폼 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당국이 제도화된 장외거래소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4일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증권의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 운영을 위한 인가 단위를 신설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연간 거래액이 145억원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해 최대 2곳까지만 인가를 받는다. 기존에 상품을 발행해 온 조각투자 혁신금융사업자(샌드박스)들 외에 증권사들에게도 인가 신청의 문이 열려있어 중소형 증권사들에게는 신규 사업 진출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금융위는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관련 감독규정 개정을 이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조각투자 '발행' 인가 단위를 신설한 데 에 이어 이번에 '유통' 플랫폼 제도화까지 완료되면 조각투자 관련 제도 개선은 일단락된다. 발행사가 조각투자 상품 발행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면 장외거래소가 이를 거래지원 대상으로 지정(상장)해 다수의 매수·매도자 간 거래가 체결되도록 시장을 열어주는 구조다.
금융위가 생각하는 최대 신규 인가 개수는 2곳이다. 조각투자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규모가 크지 않고 유통 플랫폼이 난립하는 경우 시장 효율성이 저해되고 조각투자의 환금성이 낮아져 투자자 피해로 연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심사 항목은 자본시장법상 인가 요건을 기본으로 하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운영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세가지 항목에서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우선 ▲단독 신청보다는 컨소시엄 방식을 우대한다. 조각투자 사업자에 다수 증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면 잠재적인 거래지원 증권 및 잠재적인 투자자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대형사보단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혹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경우에 가점을 부여한다. 모험자본 중점 공급 역할을 수행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들이 조각투자 상품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각투자 발행 사업의 경우 혁신금융사업자 보호를 위한 배타적 운영권이 적용돼 일정 기간 동안 증권사들의 진출이 어렵지만, 유통 플랫폼은 증권사도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조각투자 유통은 혁신금융 조각투자 사업자들의 발행 상품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위가 예외적으로 발행과 겸업을 인정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서비스 개시 역량을 볼 예정이다. 이는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에 유리한 항목이다. 기본 심사 기준에서는 사업계획이 총 1000점 중 300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이해상충 방지 체계(150점), 물적 설비(150점) 순이다.

금융위는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이 이달 말 완료된 이후 약 한달 간 신청기간을 안내하고 예비인가 신청을 일괄 접수 받을 예정이다.
신청자가 다수인 경우 일괄 평가 방식을 통해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신청자들에게 점수를 부여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인가 대상을 결정한다. 인가 요건에 부합하는 업체가 2개 미만이면 최종 인가 개수가 2개 미만이 될 수도 있다.
금융위는 오는 18일 업계를 상대로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인가 관련 설명회를 열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조각투자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2022년 누적 거래액 기준 약 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분야별로는 음악 저작권(뮤직카우), 미술품(아트앤가이드, 테사 등), 부동산(카사, 펀블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샌드박스로 운영되는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의 연간 매수거래 금액은 총 145억원 수준이다.
조각투자 시장은 금융당국의 제도화 및 증권사 진출 등을 통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이 2030년까지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조각투자 상품이 그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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