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코카콜라' 위탁점주..."일방 계약 종료, 직원까지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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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 LG생활건강 ⓒ포인트경제CG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 LG생활건강 ⓒ포인트경제CG

[포인트경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LG생활건강이 음료 부문 매각까지 검토 중인 가운데, 자회사 코카콜라음료 위탁점주들과 거래 종결로 인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의 농협하나로마트 위탁점주들은 직원들을 내보내며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는 코카콜라음료 측이 점주들에게 거래 종료를 통보하면서 시작된 사태로, 롯데칠성음료와 대리점 간 상생 행보와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LG생활건강이 해태htb를 포함한 음료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부 잠재 원매자를 대상으로 태핑(사전 접촉)을 진행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다만 소문이 무성했던 코카콜라음료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049억원, 영업익 548억원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8.8%, 65.4% 감소한 규모로 화장품 부문 부진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때문에 음료 부문을 정리하고 본업인 화장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사정에 코카콜라음료 위탁 대리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코카콜라음료 측은 농협하나로마트 위탁점주들에게 내용증명을 통해 "시장환경 변화와 여러 가지 경영사정으로 부득이하게 귀 대리점과 체결한 농협매장에 대한 ‘위탁판매 계약’을 추가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올해 6월 30일자로 거래 종료를 알렸다.

LG생활건강과 쿠팡은 2019년 남품 가격 갈등으로 거래가 중단됐으나 지난해 초 4년 9개월 만에 로켓배송이 재개된 바 있다. 점주들은 쿠팡과의 거래가 풀린 LG생활건강이 이익에만 급급해 그동안 판매실적을 올려준 위탁 대리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위탁점주가 채용하고 교육한 직원을 선별해 데려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점주는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 후 매출 상위 일부 직원을 마음대로 접촉해 데려갔다"며 기업 윤리 의식이 없는 경영진의 생각이 현실화 됐다고 주장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부진한 주스 대리점을 없애고 본사 직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본사가 경영권을 침해하고 갑질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점주들과 마찰을 빚었으나, 지난달 30일 대리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한 발 물러섰다. 협약에는 본사 직영 거래처의 대리점 이관과 공급 품목 확대, 수수료율 인상 등 대리점의 수익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의 실질적 방안들이 포함됐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 유통망 간의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생활건강 측은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 전략이라 법적·절차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롯데칠성음료의 사례와 함께 과거 남양유업이 갑질 피해대리점 협의회에 위로금으로 40억원을 지급한 사례까지 거론되고 있어, 향후 회사와 점주들 간의 갈등 봉합 추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는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올해 다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재신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내부 공채 출신 첫 여성 전문 대표이사라는 점에서 LG그룹 변화의 상징성을 지닌 이 대표가 '상생 경영'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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