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박찬호·박성한 유격수 빅3 무너진다? 3년 인내의 결실…24실책 상쇄하는 AVG 0.386·37도루 ‘GG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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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NC 다이노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원이는 후반기, 내년에 더 잘할 거예요.”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부임한 뒤 이런 뉘앙스의 얘기를 지속적으로 했다. 김주원(23)이 반드시 KBO리그 유격수 탑을 찍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타고난 자질과, 자질을 뛰어넘는 노력을 알기 때문이다. 전임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스위치히터를 포기하게 하고 싶지만, 개성을 존중하고 인내한 끝에 결실을 맺기 일보 직전이다.

김주원/NC 다이노스

김주원이 올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1순위로 우뚝 섰다. 올 시즌 120경기서 460타수 137안타 타율 0.298 12홈런 51타점 87득점 37됴루 OPS 0.838이다. 특히 후반기 성적이 미쳤다. 35경기서 타율 0.386 7홈런 22타점이다. 그동안의 인내를 마침내 실전서 성적으로 표출한다.

김주원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NC에 입단했다. 2년차이던 2022시즌 중반부터 9번 유격수로 말뚝을 박았다. 강인권 대표팀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할 때부터 눈 딱 감고 김주원을 주전으로 쓰기 시작했다.

2023시즌엔 30개의 실책을 범하며 실책왕이 됐다. 작년까지도 타격은 터지지 않았다. 2022년부터 3년간 타율은 0.223, 0.233, 0.252였다.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지만, 홈런은 10개, 10개, 9개였다. 그러나 강인권 전 감독은 김주원이 홈런 20개에 타율도 0.270~0.280이 가능하다고 수 차례 언급했다.

김주원은 전임감독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조짐이다. 생애 첫 규정타석 3할에 15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이미 병역특례를 받은 만큼, 끊김 없이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또 다른 장점. 23세의 나이에 타격의 물꼬를 텄으니 3할 30홈런 유격수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또 하나는 도루다. 37개이고, 40개를 넘어 50개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도루 1위 박해민(44개, LG 트윈스)의 기세, 경험이 워낙 대단해 도루왕을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김주원이 롤모델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처럼 성장해 나가는 것도 분명하다.

김주원은 올해 2번타자로 출발했지만 6월13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부터 줄곧 리드오프를 소화한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데 타석에도 가장 많이 들어선다. 도루도 많이 한다. 체력소모가 엄청나게 크지만 젊음의 힘으로 버텨낸다. 심지어 전 경기 출전이다. 이호준 감독은 성적을 떠나 이런 롤을 소화하는 것 자체로 유니크하고 의미 있다고 했다. 김주원의 가치로 이어진다.

실책 1위지만, 타격 성적이 실책을 상쇄한다고 봐야 한다. 2021년 김혜성(당시 키움 히어로즈)도 29개의 실책을 범하고서도 뛰어난 타격으로 유격수 황금장갑을 가져갔다. 올해 김주원은 현 시점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의 선두주자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유격수 3대장은 오지환(35, LG 트윈스), 박찬호(30, KIA 타이거즈), 박성한(27, SSG 랜더스)이었다. 오지환은 잠실에서 20홈런이 가능하고, 박찬호와 박성한은 3할이 가능한 유격수. 수비는 굳이 말을 안 해도 되는 수준이다.

단, 이들은 올해 이런저런 이유로 타격이 살짝 지지부진하다. 오지환은 올해 타율 0.235 13홈런에 불과하다. 박찬호는 타율 0.280 3홈런 31타점 24도루, 박성한은 타율 0.273에 6홈런 39타점이다. 김주원의 임팩트보다 약간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김주원/NC 다이노스

아직도 시즌은 1개월 남았다. 김주원이 앞으로 1개월을 잘 보내면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야구 유격수 지형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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