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GS칼텍스 리베로 한수진의 2025년은 특별하다.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았고, 팀에서는 주전 리베로로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올해 비시즌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한 만큼 다가오는 2025-2026시즌 V-리그를 바라보며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훈련에 집중 중이다.
1999년생 한수진은 2017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2023년에는 첫 자유계약(FA) 신분을 얻고 잔류를 택했고, 그렇게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9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주전 리베로로 뛰기 시작한 건 지난 시즌부터였다. 그동안 GS칼텍스는 한다혜를 기용했고, 한수진을 ‘서베로’로 활용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종료 직후 FA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면서 한수진이 주전 리베로로 코트에 나서기 시작했다.
작년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은 이영택 감독도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그는 “수진이가 팀 성적과는 별개로 기록 등 개인 성적을 봤을 때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에 꽤 오랫동안 다녀왔는데 경기를 거의 못 뛰었다.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 팀에 들어와서는 훈련량을 늘려가면서 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14연패를 기록하는 등 힘든 시즌을 보냈다. 이 가운데 한수진은 36경기 141세트를 뛰면서 리시브 3위, 디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시브에서는 1위 임명옥(리시브 효율 50.57%), 2위 김연경(41.22%) 다음으로 39.6%로 3위를 차지했고, 디그 역시 임명옥(세트당 5.113개)과 김연견(4.911개)에 이어 4.695개로 3위에 랭크됐다.
새 시즌에는 코트 위에서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수진은 “처음에 대표팀에 뽑혔다는 말을 듣고 ‘내가?’라고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성인 대표팀은 처음이었다. 배우고 오자는 마음으로 대표팀에 들어갔다. 많이 뛰진 못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에서 본 다혜 언니는 똑같았다. 언니가 대표팀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보고 배운 것도 있었고, 해외 선수들 중 같은 포지션인 리베로 선수들의 자세나 움직임도 지켜봤다. 상황마다 어떻게 판단을 내려서 나가는지를 봤다. 특히 일본 리베로 선수들을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자리였다. 한수진은 “각 팀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곳이지 않나. 난 개인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만 파고드는 스타일인데, 대표팀에서는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배웠던 것 같다”며 “모랄레스 감독도 상황에 따라 디테일하게 얘기를 해주셔서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제 다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마친 뒤 오는 10월 18일 V-리그가 개막한다. GS칼텍스의 첫 경기는 10월 19일 IBK기업은행과 홈경기다.
한수진은 평소에도 훈련양을 많이 소화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대표팀에 발탁돼 소속팀에서 긴 시간 나와 있는 것도 처음이었다. 한수진은 “진주대회 끝나고 소속팀에 합류할 때까지 팀에서 훈련한 시간이 일주일도 안 됐다.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일단 부상 방지 차원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점차 볼 훈련도 늘려갈 것 같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세터 포지션까지 소화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로 평가를 받았던 한수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엄청난 훈련량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다. 한수진은 “난 훈련을 많이 하고 싶은 선수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은 편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고 싶어서 하는 거지만 가끔 이게 맞나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면서 “이번에 대표팀에 다녀와서도 몸 상태는 좋지만, 내가 생각한 훈련량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말 그대로 운동 밖에 모른다. 평일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뒤 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그 다음주 운동을 할 때 더 잘할 수 있게끔 컨디션 조절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쉴 때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말하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묵묵히 흘린 땀 덕분에 지금의 한수진이 나올 수 있었다. 2025-2026시즌 한수진을 향한 기대감도 높다. 한수진은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꾸준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새 시즌에는 좀 더 기복을 줄이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도와줄 수 있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며 “새 시즌에는 작년과 달리 초반부터 더 좋은 모습 보이면서 팬 분들이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올해 GS칼텍스 선수 구성에도 변화가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로 일본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 도코쿠 레이나를 뽑았다.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쳤던 GS칼텍스가 도약을 노린다. 한수진도 주전 리베로로서 팀 안정감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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