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팔 각도가 조금 더 낮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는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이 끝난 뒤 터커 데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데이비슨은 10승을 수확하고 평균자책점도 3.65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이 컸다. 게다가 매 경기 꾸준히 실점하는 모습에서 불안감도 동반됐다. 이에 롯데는 포스트시즌의 단기전까지 염두에 두고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 대상은 빈스 벨라스케즈였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8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며 9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승을 수확한 투수로, 롯데는 큰 기대감 속에서 벨라스케즈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벨라스케즈가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력 때문.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부상 복귀 시즌이었던 올해 트리플A 18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이에 롯데가 내민 손을 잡게 됐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벨라스케즈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분명 실망스러운 편이다. 벨라스케즈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3이닝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알렉 감보아도 첫 경기에서는 큰 문제점을 드러내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남겼으나, 두 번째 등판부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단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아쉬운 모습은 이어졌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는 5이닝 7피안타 3실점(3자책)을 기록했고, 24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선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음과 동시에 롯데의 12연패 탈출을 이끌었으나,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도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4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난 29일 등판에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피안타(1피홈런) 6사사구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1회부터 박준순에게 선제 스리런홈런을 맞더니, 이후에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고, 결국 5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고 강판됐다. 그 결과 롯데는 주중 KT 위즈와 3연전에서 거둔 위닝시리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30일 경기에 앞서 벨라스케즈에 대한 물음에 "공이 손에 안 긁힌다. 말이 필요 없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카운트 싸움에서 졌다.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로 가야하는데, 다 빼앗겼다. 특히 슬라이더가 많이 빠졌다. 결정구로도 쓰고, 유인구도 쓰고 해야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던진 공이 픽하고 빠진다"고 답답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롯데 내부적으로도 벨라스케즈의 거듭된 부진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 특히 벨라스케즈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참고했던 영상에서 봤던 것과 실제 던지는 모습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김태형 감독은 "영상보다 팔 각도가 조금 더 낮은 것 같다. 팔이 얕더라도 빡! 들어가는 것과 빠지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팔 각도가 문제라고 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 원래의 투구폼을 되찾는다면, 롯데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 물론 단기간에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진 않다. 하지만 정규시즌 종료까지 몇 경기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드시 기존의 투구폼을 되찾아야 한다. 이 부분이 벨라스케즈의 숙제다. 벨라스케즈의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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