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김희수 기자] 홈팬들을 위해 KB손해보험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에 시와 학교도 화답했다.
KB손해보험이 2025-2026시즌을 경민대학교 체육관에서 치를 것이 유력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민대 체육관에서 2025-2026시즌을 치르는 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최대한 빠르게 최종 협의 및 결정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시즌 도중 의정부체육관의 안전성 검사 탈락으로 인해 경민대로 향해야 했던 KB손해보험은 당초 2025-2026시즌은 의정부체육관으로 돌아가는 것을 구상 중이었다. 실제로 의정부시 측 역시 차기 시즌에는 체육관의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런데 왜 KB손해보험은 다시 경민대로 향하게 된 것일까. 상황은 시측 담당자가 바뀌면서 발생했다. 담당자 교체 이후 체육관 현황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의정부체육관의 천장 설계 공법이 구식 공법이라 현재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공사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결국 공사는 재심의 과정을 밟게 됐고, 원래대로라면 공사가 마무리됐어야 할 시기에 제대로 된 공사가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
결국 시측에서는 KB손해보험에 의정부체육관의 사용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인 KB손해보험은 연고지 내 대체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고, 당연히 지난 시즌 후반부를 치른 경민대 체육관이 제1후보로 떠올랐다.
이후 구단은 의정부시-경민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경민대 체육관 재사용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지만, 이미 지난 시즌에도 한 차례 곤욕을 겪은 홈팬들에게 갈 불편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었기에 바삐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일시적-영구적 연고 이전 같은 극단적인 방안도 있었지만 의정부의 팬들을 놔두고 다른 곳으로 향하는 건 현실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최후순위였다. 실제로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 검토를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도 팬들을 놔두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고, 의정부에서도 대체방안을 꼭 마련할 테니 함께하자는 부탁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렇게 KB손해보험이 홈팬들을 위해 경민대 체육관 재사용 쪽으로 마음을 굳히자, 의정부시와 경민대 측에서도 연고지를 존중하는 구단의 입장에 화답했다. 빠르게 사용 협의를 진행했고, 2025-2026시즌 전체 기간 동안 체육관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구단 관계자는 “최종 결정 정도가 남은 상태고, 빠르면 내일 중으로 발표가 가능할 듯하다. 10월 26일 홈 개막전도 경민대에서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불편한 쪽으로 급변한 상황 속에서도 잔류를 선택한 KB손해보험을 의정부시는 물론 경민대에서도 반갑게 맞아줄 참이다. 구단 관계자는 “경민대 측에서는 우리가 다시 경민대로 들어오는 걸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 번 경민대에 신세를 지게 된 KB손해보험은 이미 지금까지 교내 행사 및 시설 지원에 약 1억 원을 투자했고, 다음 시즌 개막 일정에 맞춰 공식 기부 행사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난 시즌을 뒤흔들었던 ‘경민불패’ 스토리는 다음 시즌에 시즌 2로 돌아올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자칫 시즌을 의정부에서 치르지 못할 뻔한 고비를 넘긴 KB손해보험이 다음 시즌 더 막강해진 불패신화를 통해 제대로 된 전화위복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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