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한화그룹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석유화학 계열사의 유동성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한화가 보유한 전략적 지분을 재무적 수단으로 전환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 등 한화그룹 산하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앞으로 1년 내 2조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만기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이 보유한 현금 및 유동화 가능한 금융자산은 약 1조9000억 원에 그쳐, 자체 차환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업황 부진과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은행권 신규 대출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설비 투자와 운전자금 등 필수 지출 항목까지 감안하면 보유 자금을 온전히 상환에 쓸 수 없는 제약도 존재한다.
이런 배경에서 시장은 한화그룹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8.0%(약 160만주)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최근 시가 기준 약 1조3000억 원에 달하며, 유동성 위기 대응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고려아연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며 지분을 단계적으로 취득했다. 한화임팩트가 장내 매수한 1.88%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해외 계열사 한화H2에너지USA(현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를 통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5%를 취득했고, 같은 해 (주)한화가 자사주 맞교환 방식으로 1.2%를 추가 확보해 현재 총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던 (주)한화 지분 7.25%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하면서 양사 간 상호 지분 구조는 해소됐다. 이에 따라 한화의 보유 지분은 전략적 협업보다는 재무적 활용 가치가 부각되는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려아연 지분 매각 시, 한화그룹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며 “특히 차입금 관련 재무약정 이행에도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한화그룹은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유 자산 중 가장 즉각적 유동화가 가능한 카드”라며, 향후 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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