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승부수…'반도체·로봇'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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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솔루션 등 미래 핵심 제품 분야 선도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특히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대모비스는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 평가사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지난 3월 발표한 회사 신규 비전을 기반으로 회사의 미래 사업 방향인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 △수익성 중심 사업체질 개선 △글로벌 고객 확대 본격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성과를 제시했다.

현대모비스가 이날 밝힌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 축은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다. 선도 기술 분야는 전동화와 전장, 반도체,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 영역을 뜻한다.

먼저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홀로그래픽 광학 필름을 적용한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이 기술을 글로벌 광학 기업인 독일 자이스(ZEISS)와 공동 개발 중이며, 오는 2029년에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SDV 요소 기술 개발에 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한 전기·전자 제어 솔루션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고객사와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SDV 대응을 위한 통합 플랫폼 개발과 차량 실증 등 구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오는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배터리 안전성 향상 기술도 개발한다. 현대모비스는 배터리 화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셀 사이 내화패드를 삽입한 격실 구조와 고온에서도 잘 버티는 내열, 내화성 소재를 적용해 열 전이를 완전히 차단하는 배터리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 미래 성장 전략 주요 내용 인포그래픽.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분야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체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이 두 분야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포착하고 핵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할 방침이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먼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SDV 차량 제어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통신용 SoC', 배터리 안정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에 대한 자체 설계 역량 확보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자체 설계한 전력 반도체 양산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에어백용 반도체와 모터 제어, 전장 부품인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용 전원 반도체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올해 양산하는 반도체 수량만 2000만개에 달한다. 이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현대모비스는 현재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11종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인베스트 데이에서 로보틱스 사업 분야 액츄에이터 시장 진출 계획을 처음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 부품 개발과 양산 경험을 토대로 로보틱스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해오던 현대모비스는 차량 조향 시스템과 기술적으로 유사성이 높은 액츄에이터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액츄에이터는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데 차량의 전자식 조향 장치의 구성도 이와 비슷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츄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액츄에이터 분야를 시작으로 센서와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의 영역으로도 로보틱스 사업 확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27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모비스 경영진이 전동화와 전장, 반도체, 글로벌 영업 등 부문별 세부 실행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영업부문 부사장, 박철홍 반도체사업담당 전무, 이규석 사장, 정수경 전장BU 부사장, 김선섭 전동화/모듈BU 부사장.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은 올해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사업 체질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즉 제품 정예화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도 5~6% 수준을 달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오는 2033년까지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선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협업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 인도 등 고성장 신흥시장에서도 수주를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미래 핵심 제품 중심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인원 등 자원을 집중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현지 특화 사양 개발과 부품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해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을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금 배당의 경우 배당 총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중간 배당을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61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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