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이제는 '미스터 스리런'이다. 장진혁(KT 위즈)이 대타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장진혁은 비결을 '자기 몰입'이라고 밝혔다.
장진혁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KT는 두산 선발 콜어빈에 꽁꽁 묶였다. 7회까지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1회 양의지의 땅볼 타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8회 기회가 왔다. 1사에서 김민혁이 박치국 상대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안현민은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두산 벤치는 강백호를 고의사구로 걸렀다.
KT가 강수를 뒀다. 강민성 타석에서 장진혁을 내보낸 것. 경기 전까지 장진혁의 타율은 0.212였다.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강민성(타율 0.042)보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 두산은 베테랑 좌완 고효준으로 맞섰다.
대형 사고를 쳤다. 1-1 카운트에서 고효준이 몸쪽 높은 코스로 144km/h 빠른 공을 뿌렸다. 쉽게 칠 수 없는 코스. 장진혁은 이를 제대로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뽑았다. 시즌 2호 홈런.
KT는 8회 수비에서 1점을 헌납했다.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 종료, KT가 3-2로 승리했다. 장진혁의 한 방이 팀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 종료 후 이강철 감독은 "타선에서는 상대 선발 콜어빈의 호투로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는데, 8회 김민혁의 2루타와 강백호의 볼넷, 장진혁이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취재진과 만난 장진혁은 "대타로 나가는 상황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있기보다는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라면서 "갑자기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대타를 나가게 됐는데, (혼자 연습을 하고 있었다 보니) 몰입이 잘 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진혁의 역전 스리런 덕분에 소형준이 시즌 8승을 챙겼다. 장진혁이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소형준은 그를 꽉 껴안았다. 무슨 말을 나눴냐고 묻자 "(소형준이) 고맙다고, 멋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며 수줍게 웃었다.
노리지 않았다면 홈런으로 연결할 수 없던 코스였다. 심지어 잠실을 넘겼다. 장진혁은 "올 시즌 제가 원하는 스윙이 너무 안 나왔다. 뭐가 문제일까 생각을 해보니, 스스로 집중을 잘 못했던 것 같았다. 스스로 저에게 집중을 하면서 좋은 감각을 연습 때 익히다 보니, (그 감각이) 시합 때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고효준에 대한 정보가 따로 있었냐고 묻자 "투수가 누구건 중요하지 않았다. 스스로 몰입을 하고 있는 상태여서 (스윙이) 잘 나왔다"고 강조했다.

앞선 경기에서도 결승 스리런 홈런을 친 바 있다. 장진혁은 지난 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팀이 0-1로 뒤진 2회 1사 1, 2루에서 헤르손 가라비토에게 스리런 홈런을 뽑았다. 시즌 1호 홈런이다. 이 점수를 끝까지 KT가 지켜냈고, 장진혁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중요한 상황에서 활약이 잦다. 장진혁은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면 이런 식으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고 준비한다"며 "홈런으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답했다.
한동안 장진혁의 별명은 '엄상백 보상선수'였다. 더는 아니다. 장진혁은 '미스터 스리런'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음 경기도 장진혁의 '몰입'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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