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니버스’의 시작, 스크린에서 마주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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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박정민·권해효·신현빈·연상호 감독·한지현·임성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얼굴’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박정민·권해효·신현빈·연상호 감독·한지현·임성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연상호 감독이 새 영화 ‘얼굴’로 관객을 찾는다. ‘태초의 연니버스’로의 귀환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박정민의 첫 1인 2역 도전도 기대를 더하는 이유다.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얼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권해효·신현빈·임성재·한지현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2018년 연상호 감독이 자신이 쓰고 그렸던 첫 그래픽 노블 ‘얼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그야말로 태초의 ‘연니버스’의 귀환이라고 칭할 만한 그만의 문제의식과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의 출발을 떠올렸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연상호 감독이 영화의 출발을 떠올렸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얼굴’을 영상화할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었다”며 “아마도 그 이유는 ‘얼굴’이 엔딩에 이르러서 주는 감정이 있는데 그 감정이 너무 귀했다. 이런 감정을 마지막에 던질 수 있는 작품을 나도 만나기 쉽지 않거든. 그 감정을 관객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고도성장의 시기인 1970년대와 현재 시점을 오가며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백골 사체로 40년 만에 돌아온 그의 아내 정영희 그리고 본 적 없는 어머니의 얼굴과 그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 아들 임동환의 이야기로 관객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을 만들면서 제일 먼저 떠올린 캐릭터가 임영규였다”며 “임영규는 시각장애인이자 전각 장인이다.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고 엄청난 것을 극복해낸 사람이다. 그 자체가 고도의 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반대편, 이면에 있는 정영희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얼굴’의 출발을 떠올렸다.

‘얼굴’은 연상호 감독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연상호 사단’이라고 불리는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완성됐다. 함께 작업해 오며 다져진 호흡과 베테랑다운 신속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짧은 준비 기간과 한정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모은다.

연상호 감독은 “요즘 매체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만드는 방식에서 다각화를 이루지 못하면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은 항상 마음속 동력 같은 것”이라며 새로운 제작 방식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몸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상적인 퀄리티도 그렇고 못미치는 결과물이 나오면 어떡하지 걱정했다. 그런데 걱정하는 것 자체가 방식을 다각화하는 것에 걸림돌이었던 것 같다. 그 두려움을 떨치려고 했고 우리 팀과 모이면서 그 두려움이 전혀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연상호 감독은 “예산은 늘 한정돼 있다. 영화를 하면서 풍요롭게 찍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 항상 시간에 쫓기고 그랬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얼굴’이 가장 풍요로웠던 것 같다. 역설적으로 가장 여유롭고 가장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시간을 쓴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이 영화에 적합한 제작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정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정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도 기대 포인트다. 배우 박정민(임영규 젊은시절/임동환 역)부터 권해효(임영규 역)·신현빈(정영희 역)·임성재(백주상 역)·한지현(김수진 역)까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총출동해 다채로운 연기 앙상블을 완성한다. 

특히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을 모두 소화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시각장애의 한계를 딛고 도장을 파며 성실히 살아가는 젊은 임영규와 40년 만에 백골 사체로 돌아온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아들 임동환, 닮은 듯 다른 모습의 두 인물을 디테일하게 표현,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민은 “재밌었다”고 1인 2역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며 “젊은 임영규를 했기 때문에 임동환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깊어지는 기분이었다. 갈수록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연기가 되는 느낌이 생소했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형태의 감정이라 새로웠다”고 이야기했다. 

권해효·신현빈·임성재·한지현은 ‘얼굴’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중에서도 임성재는 “연상호 감독에게 등 돌린 팬들이 다시 돌아올 절호의 찬스이자 마지막 기회”라며 연상호 감독의 초기 작품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의 탄생을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연상호 감독 역시 “어릴 때 꿈이 록커였고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하는 게 부러웠다”며 “팀으로서 뭔가 움직이면서 하는 게 부러웠는데 ‘얼굴’ 팀이 나의 록밴드라고 생각하고 임할 수 있었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작품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치며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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