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R&D 지갑 연 제약바이오…상반기 투자 1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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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경기 침체와 의정 갈등으로 업계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 동력을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R&D) 지출을 늘렸다.

20일 각사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0곳의 올 상반기 합산 R&D 투자금은 약 1조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9383억원보다 9.7% 증가했다.

이 중 셀트리온은 가장 많은 2296억원(연결기준)을 올 상반기에 연구개발비로 썼다. 이 기간 매출액의 12.7% 수준이다. 전년 동기보다 11.1% 늘렸다. 이 회사는 ADC(항체-약물결합체), 이중항체 등의 신약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는 2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770억원 보다 29.1%나 증가했다. 매출액의 8.8%를 차지한다. 공정 개선, 생산성 향상 연구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연구 비용이 포함됐다.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에 매출의 10% 수준인 107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유한양행은 항암, 비만·대사, 면역·염증 질환에 주력하면서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면역항암제 'YH32367'와 'YH32364'를 활발하게 임상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연결기준 827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썼다. 전년 동기 801억원보다 3.3% 늘리며, 매출의 9.4%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미국 관계사 큐레보를 통해 대상포진백신 '아메조스바테인'의 임상 2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 혼합백신(Tdap) 'GC3111B'을 개발 중이고, 노벨파마와 공동으로 산필리포증후군 A형 신약 'GC1130A'를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은 전년 동기 674억원 보다 23.3%나 증가한 831억원(연결기준)을 상반기 R&D에 투자했다. 이 기간 매출의 9.95%를 차지한다. 종근당은 ADC 항암 신약 'CKD-703'이 미국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체 개발 ADC 신약 'CKD-703'의 1·2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한미약품도 연구개발비를 상반기에 7.4% 늘린 1062억원(연결기준)을 투자했다. 매출의 14.1%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대사질환과 항암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말 허가신청 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근육 증가가 가능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 등 다양한 기전의 비만약이 주력 분야 중 하나다.

보령은 연결기준 319억원을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썼다.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한 수치로, 매출의 6.5% 수준이다. 보령은 항암제 개발과 만성질환 치료 복합제 및 개량신약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 HK이노엔, 동국제약은 전년 동기보다 R&D 비용이 줄었다. 대웅제약 R&D 비용은 상반기 10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감소했다. 대웅제약은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면서 마이크로니들 성장 호르몬제, 탈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중이다.

HK이노엔의 연구개발비는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399억원보다 3.2% 줄었다. 매출의 7.56%를 차지했다. 동국제약 역시 상반기 연구개발비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R&D를 줄이지 않는 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놓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단기 실적보다 기술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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