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법적 리스크와 자회사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경영 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 2분기 매출 5조3696억원, 영업이익 35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8% 감소했다. 타이어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2조5114억원, 영업이익은 17.5% 줄어든 346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회사 한온시스템은 매출 2조8582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2%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저조한 실적 성적표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먼저 글로벌 고무·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이 꼽힌다. 또, 유럽·미국 등 완성차 시장 신차 판매 둔화, 자회사 한온시스템의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를 비롯한 그룹 주요 계열사를 이끌어온 핵심 인물로, 그의 구속은 그룹 경영 전략과 투자자 신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며, MKT에 유리하게 가격을 부풀려 구매한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한국타이어가 약 13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 75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특정 업체에 부당하게 공사를 몰아준 뒤 금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1심 결과, 서울중앙지법은 조 회장에게 일부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 등 총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실형이 선고된 조 회장은 지난 2023년 허용됐던 보석이 취소되고 지난 5월 29일 법정 구속됐다. 조 회장은 올 상반기 사업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에서 급여로만 8억1900만원을 받았다.

조 회장의 법정 구속 직후 주가도 흔들렸다. 당시 52주 최고가 대비 약 20% 급락한 3만8300원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법정 구속 이후 대량 매도세를 보이며 시장에서 자금 회수를 서둘렀다. 현재 조 회장은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상태로, 구속 기간은 내년 1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하반기 실적도 안갯속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의 15% 관세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지만, 단순히 타이어 가격 인상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과 국내 수요 특성, 정책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가격 전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리지스톤, 미쉐린, 콘티넨탈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격을 올릴 경우 시장 점유율 감소와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승용차용 일반 타이어나 상용차용 표준 타이어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 단가 인상이 매출 감소로 직결될 위험이 있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550만본에서 1200만본으로 늘리며 현지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기존 승용차용(PLCT) 타이어 생산과 더불어 증설 후에는 트럭·버스용(TBR) 타이어도 함께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단기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자회사 구조조정과 신사업 투자 계획을 조율해야 한다”며 “향후 조 회장의 법적 문제와 한온시스템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그룹 전체 경영 성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세일즈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미국 테네시공장, 유럽 헝가리공장 증설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완성차, 전기차 브랜드와 신차용 타이어 공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18인치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토대로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과 세일즈 영향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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