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게 트레이드구나…”
지난주에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은 KBO리그에선 삼성 원 클럽맨이다. 그러나 해외리그 경력을 포함하면 순수한 원클럽맨은 아니다. 오승환은 2013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9억엔에 계약했다.

오승환은 당시 FA 신분이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 삼성이 받은 이적료는 단 5000만엔이었다. 오승환의 큰 꿈과 미래를 위해 사실상 헐값 수준의 이적료를 받고 오승환을 한신에 보냈다. 삼성의 배려가 없었다면 오승환의 일본 진출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오승환은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일본에선 2년간 127경기서 4승7패80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25을 기록했다. 심지어 2년 연속(2014년 39세이브, 2015년 41세이브)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오승환은 이후 메이저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2016년과 2017년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고, 2018년과 2019년엔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 몸 담았다. 2018시즌 도중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되는 경험까지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년간 232경기서 16승13패42세이브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마무리보다 셋업맨으로 뛴 시간이 길었지만, 일본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선수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트레이드 및 셋업맨 경험, 세계최고의 타자들을 상대해보고 세계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지내본 경험은 돈 주고도 못할 자산이다.
오승환은 13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그런 다양한 리그에서 뛰는 것 자체를,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사실 뭐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리그도 아니고. 그 리그를 가서 그렇게 몇 년씩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뭐 많은 분은 ‘일본을 거치지 않고 미국을 갔으면’이라고 얘기를 많이 해 주시는데 난 오히려 단계별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해요. 아쉬움은 없고 그냥 다 좋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트레이드에 대해선 “그렇죠 뭐. 트레이드라는 것을 한 번도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해보니까 ‘뭐 이런 게 트레이드구나’라는 것도 느끼게 됐고, 그래서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오승환은 “은퇴하기 전에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2군에 있었던 시간이 되게 소중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일본과 미국에서 보낸 6년의 시간은, 야구인 오승환의 야구 스펙트럼을 넓힌 시간이었다. 오승환이 만약 훗날 지도자가 된다면, 미국과 일본에서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 선수가 해외에 안 나갔다면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을 듯하다.

참고로 일본에선 이미 오승환의 은퇴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잠잠하지만, 파악은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오승환은 “내가 인스타그램을 잘 못 봐서(비밀번호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핸드폰을 켜서 엊그제 보긴 했는데 과거에 통역했던 친구와 연락을 하고 있다. 그 친구가 (미국 쪽 관계자들에게) 얘기를 아직 안 한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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