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더발리볼>이 배구를 아끼는 다른 분야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다. 2025 FIVB 남자 세계선수권의 공식 앰버서더 6인조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에 이어 두 번째 순서로 배우 오만석을 만났다. 오만석은 9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구 실력을 뽐낸 바 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한 배구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군대 그리고 예능에서 만난 배구, 진심이 되다
Q. <더발리볼> 독자들과 첫 만남이에요. 배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어떻게 배구를 좋아했고,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배구를 좋아한 건 아니에요. 아, 배구 보는 건 좋아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섭외가 와서 하게 된 게 처음이에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종목이 볼링과 농구인데, 볼링 편과 농구 편에서는 섭외가 오지 않았어요(웃음). 족구 편에 출연한 뒤 자연스럽게 배구 편 할 때 제안을 해주셔서 하게 된 거죠.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제대로 배웠답니다.
Q. 군대에서 배구를 했다는 인터뷰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러면 그때 처음 접한 건가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수행평가로 배구를 처음 해봤어요. 토스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군대에서는 공격을 처음 해봤죠. 제 키가 180cm가 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공격을 못 하잖아요. 그런데 군대에서는 네트가 낮았어요. 그래서 공격을 했었어요(웃음). 별명이 ‘갈색 폭격기(배구 레전드 신진식의 별명이기도 하다)’였답니다. 재미로 그렇게 불렀어요.
Q. 다시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당시 빼어난 배구 실력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전국대회 우승을 이뤘는데, 그때 감동이 생각나시나요?
네. 생생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인데도 모두가 다 울었어요. 눈물이 저절로 나더라고요. 학진이랑 오타니 료헤이 둘이서 끌고 갔어요. 료헤이가 세터하고 학진이가 스파이크를 때리면 공격은 완성이 됐어요. 중요한 건 수비였죠. 디그가 돼야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공만 받아서 올리자는 생각에 수비만 열심히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수비밖에 없었어요. 그런데도 너무 재밌었어요.
Q. 그럼 요즘도 배구를 하나요?
지금도 가끔 배구가 생각이 나요. 그런데 여건이 여의치가 않아요. 네트와 공간이 있어야 하고, 팀원들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네요. 조금 아쉬워요.
Q. 당시 김세진 감독(現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김세진 감독과 훈련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김세진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믿어주셨어요. 그래서 중요 위치에 계속 기용을 해주셨죠. 공이 제일 많이 오는 자리에 저를 세워주셨어요. 감독님의 믿음에 부응하고자 열심히 했답니다. OK저축은행 팀을 찾아가서 훈련을 열심히 했어요. 감독님과는 방송 이후 몇 번 만나서 술도
한 잔씩 했답니다.
Q. 김연경(現 흥국생명 어드바이저)으로부터 특훈을 받기도 했었는데, 당시 어땠나요?
키도 크시지만 배구 센스가 정말 탁월하다는 걸 느꼈어요. 정말 배구를 즐기면서 한다는 게 확 와 닿았어요. 즐기는 사람 못 이기잖아요. 많은 선수들을 만났는데, 김연경 선수는 정말 달랐어요. 그래서 잘 된 건지, 잘 돼서 즐긴 건지 모르겠지만요(웃음).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
었어요.


배구와 연기 “서로를 빛내게 해줘야 해요”
Q. 직접 배구를 해보니 본인이 느끼는 배구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배구는 3번의 터치 안에 넘겨야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갖춰져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 스포츠예요. 한 번의 터치가 너무 귀해요. 이걸 위해서 수많은 시간의 노력을 해야 값어치가 생기고, 진가가 발휘되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어요. 6명 중 한 군데라도 구멍이 생기면 이길 수 없는 스포츠라 재미있는 거 같아요.
Q. 본인에게 맞는 포지션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는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키가 크지 않으니깐요. 누울 자리를 보고 뻗어야죠(웃음). 저는 리베로가 맞아요. 공격수는 꿈도 못 꾸죠. 그런데 고등학생 때의 점프라면 공격수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대학교 때까지는 그래도 탄력이 좋았답니다.
Q. 배구 스타와 인터뷰를 하는 거 같아요. 연기에 대한 질문도 해볼게요. 배구와 연기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음, 배구는 정해진 코트 규격과 룰이 있잖아요. 그게 대본이라면 안에서 풀어가는 것은 무궁무진해요. 6명이 서로가 서로를 도와서 각자를 빛나게 서포트 해줘야만 팀이 운영이 되듯 연기도 같은 드라마, 작품 안에서 서로가 빛나게 도와줘야만 작품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인 것 같아요. 한마디로 팀워크죠.
Q. 배구 경기를 즐겨보실 것 같은데, 직관도 많이 가보셨어요?
가보지 못했어요. 다음 시즌에는 가보겠습니다. TV로 볼 때 랠리가 이어지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여자배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자배구를 보러 가볼게요.
Q. V-리그에서 좋아하는 팀 그리고 ‘최애’ 선수가 있나요.
‘우리동네 예체능’할 땐 OK저축은행을 응원했어요. 저는 감독님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김세진 감독님이 OK저축은행 사령탑으로 있었잖아요. 최태웅 감독님도 좋아해서 현대캐피탈도 좋아했어요. 여자배구는 김연경 선수가 있을 때 흥국생명 경기를 많이 봤어요. 또 IBK기업은행도 좋아해요. 여오현 코치가 IBK기업은행 코치로 가셨더라고요. 같은 리베로다 보니깐 더 눈이 가는 것 같아요. 최애 선수는 황연주 선수요.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조금 어색하지만요. 신인 때부터 너무 잘해서 응원했죠. 왼손 감아 때리기가 예술이었어요.
Q.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 가장 기뻤던 경기, 인생 경기 등을 꼽아 본다면요? 대표팀 경기도 좋습니다.
당연히 2012 런던올림픽 때 여자배구가 4강에 갔을 때죠. 정말 역사에 남는 경기였어요. 남자배구는 1990년 아시안게임을 잊을 수 없죠. 노진수 선수가 있을 땐데요. 아마도 결승전이었을걸요? 중국과 상대로 피지컬이 안 되는 데도 악착같이 이겨내는데, 와 정말 한국 남자 배구
가 강하다는 걸 느꼈어요.
Q. 어느덧 인터뷰 마지막 질문입니다. <더발리볼> 독자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요즘 배구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외국인 감독님들도 많이 오시더라고요. 외국인 감독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처럼 우리 선수들도 해외에 나가서 김연경 선수처럼 활약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팬 분들도 계속해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셔야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서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배구에 대한 애정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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