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2005년부터 시작된 V-리그가 2025년,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더 나은 20년을 위해 V-리그가 마주한 과제들을 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더발리볼> 은 창간 기획으로 ‘THE NEXT 20’시리즈를 1년간 연재하며, V-리그 발전을 위한 12가지 핵심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첫 번째 이야기로 ‘2군 리그의 필요성과 현실’을 다뤘다. 이번에는 남자 프로배구 7개 팀 단장과 함께 ‘한국 남자배구의 중흥을 위한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 대한항공 권혁삼 단장, 한국전력 김철수 단장, 현대캐피탈 이교창 단장, 우리카드 이인복 단장, 삼성화재 임도헌 단장, KB손해보험 황인석 단장과 함께 했다. 남자배구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자배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위기의 한국 남자배구,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기적을 일으켰다. 반면 한국 남자배구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지 20년이 넘었다. 2000 시 드니올림픽을 끝으로 국제대회에서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이 흐름은 프로 배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그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위기 신호는 점점 더 뚜렷해졌다. 남자 프로배구 7개 팀 단장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임도헌 단장
일단 국제 대회에서 경기력이 좋아야 V-리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대한배구협회가 힘을 합쳐서 남자 배구에서도 스타 플레이어를 만들어야 한다.
권혁삼 단장
늘 말하는 배구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유소년 배구 활성화를 바탕으로 국제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우수 지도자 육성도 동시에 이뤄줘야 한다. 프로 배구 구단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를 주전 선수로 활용했다. 지금은 1라운드로 데려온 선수도 바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1라운드로 선수를 뽑더라도 뛰지를 못하니 드래프트에서 무작정 선수들을 지명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선수 육성을 놓고 구단만 탓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특정 선수에게만 연봉이 쏠리고 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모두가 지혜를 모아 균형 있는 리그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자유계약으로 시스템이 바뀌면서 나아질 것이다. 동시에 국내 선수들을 위한 저변 확대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김철수 단장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일본은 똑같은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일관된 지도로 선수들이 배구를 배운다. 그렇게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채 성장한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선수들의 성장보다는 성적을 중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오전 수업만 듣고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정규 수업을 다 들은 뒤에야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훈련량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권혁삼 단장님의 말처럼 신인 선수들이 바로 V-리그에 뛰기에는 기량이 떨어진다. 프로 입단 후 2~3년이 지나야 겨우 뛸 수 있다. 그때까지 30대 이상의 선수들이 결국 뛴다. 선수 기근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본선 진출을 못 한 지 오래됐다. 그때까지 일본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지금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올해 9월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아무래도 프로화가 되면서 선수들 연봉은 높아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경기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자 배구에서는 김연경이 있듯이 남자 배구도 선수들이 해외에서 뛸 수 있도록 구단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본의 2부 리그라도 뛸 곳은 많다.
권혁삼 단장
현실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진출할 수 있는 해외 무대는 많지 않다. 설령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국내에서 받는 연봉보다 낮은 조건이라면 과연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선택할 수 있을까. 바로 이것이 문제다.
이교창 단장
제도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다. 현재 V-리그 제도는 ‘형평성’이라는 이름 아래 하향 평준화돼 있다. 팬들이 예상하기 어려운 박진감 넘치는 경기, 스포츠 특유의 변수와 반전이 제도적으로 제한되다 보니 리그는 예측 가능한 흐름 속에 갇혀 있다. 리그 안에서는 7개 팀이 치열하게 싸우지만, 리그 밖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 흥행 요소가 사라진 것이다. 흥행이 안 되니 관심이 떨어지고, 학생 선수 풀도 줄어든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다른 프로 종목을 봐도 팬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지만, 한국 배구는 그 안에서만 머물러 있다. 이대로라면 침체기로 갈 수밖에 없다. 리그 흥행을 위해서는 파격적이면서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기획과 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이인복 단장
그래도 우리카드는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어 비교적 관중을 불러들일 수 있는 여건이 나은 편이다. 여기에 스포츠 마케팅 효과도 더해지면서 관중 수도 점차 늘고 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경기가 재밌어야 팬들이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아오고, 그러면 장충체육관이 자연스럽게 꽉 찰 수 있다. 경기 내용이 없다면 마케팅으로 커버하는 것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결국 팬을 움직이는 힘은 코트 위에서 나온다.


변화의 기로에 선 V-리그 새 판 짠다
마침내 V-리그가 약 10년 만에 외국인 선수 운영 제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6월 제21기 제7차 이사회에서 외국인 선수 및 아시아쿼터 자유계약제도 전환을 최종 결정했다. 이사회에서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자유계약제도 도입을 논의해 왔다. 결국 아시아쿼터는 2026-202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는 2027-2028시즌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연봉 상한선은 외국인 선수 남자부 1년차 4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 2년차 이상 55만 달러(약 7억6000만 원), 여자부는 30만 달러(약 4억1000만 원) 로 정했다. 또 아시아쿼터는 남자부 1년차 12만 달러(약 1억7000만 원), 2년차 15만 달러(약 2억 원), 여자부는 15만 달러(약 2억 원)로 연차별 상한 연봉 기 준 내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관련 페널티 규정도 신설됐다. 외국인선수 및 아시아쿼터 선수 연봉 초과금액 발생 등의 선수계약상 유해행위 또는 부정행위가 적 발될 경우 해당 선수는 당해시즌 즉시 퇴출 및 위반 구단은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및 아시아쿼터 보유권을 박탈 당한다. KOVO는 “최근 트라이아웃 참가선수들의 실력 하향, 대체선수 선발시의 어려움 등 트라이아웃 한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결정된 사안이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예견된 수순이다. KOVO는 해외 선수들의 많은 참여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구관이 명관이다”는 평이 나오곤 했다. 해외에서는 차기 시즌을 앞두고 겨울 이적 시장부터 움직이기 시작한다. 매년 5월에 열린 트라이아웃 개최 시기를 놓고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게다가 트라이아웃 제도에 대한 해외 선수들의 거부감도 있었다.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이 재차 선발되는 일이 반복됐고, 구단들은 적지 않은 연봉을 지급하고도 기대 이하의 활약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여기에 시즌 중 부상 선수가 발생해도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낸 그 풀 안에서만 대체 선수를 구해야 하는 제약도 있었다.
동시에 V-리그에도 외국인 감독 및 스태프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국인 선수를 뽑겠다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이로써 여자부 2015년, 남자부 2016년부터 시행돼 온 트라이아웃 제도는 10여 년 만에 자유계약제도로 바뀐다.
아울러 V-리그 남자부 보수가 축소된다. 5시즌간 시즌별 2억원씩 총 10억 원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2024- 2025시즌 팀별 총 보수액은 58억1000만 원이다. 2025-2026시즌 56억1000만 원, 2026-2027시즌 54억1000만 원, 2027-2028시즌 52억1000만 원, 2028-2029시즌 50억1000만 원, 2029-2030시즌에는 48억1000만 원이 된다.


남자 프로배구 인기 회복을 위한 해법은?
일본은 최근 SV.리그 출범으로 배구 리그의 세계화를 선언하며 흥행과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리그 자체를 다시 브랜드화한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외국인 선수다. 외국인 선수 1명 보유 및 출전에서 인원을 2명으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스타들이 일본으로 몰렸다. 나아가 일본은 2026- 202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출전시킬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일본 배구 스타인 다카하시 란도 1년 전 이탈리아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배구리그 흥행을 위해서다.
한국 남자배구 역시 이제는 변화의 문턱에 서 있다. 문제는 분명해졌고, 필요한 것은 방향성과 실행이다. 과연 한국도 SV.리그처럼 새 판을 짤 수 있을까.
이교창 단장
구단에서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메이저리그를 만들 수도 있는 규모다. 그러면 일본 리그처럼 흥행 요소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일본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이 온다면 배구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배구 팬들을 끌어들이면 흥행이 될 것이다. 결국 남자배구 흥행을 위해서는 선수 풀 즉, 선수 공급이라고 본다.
황인석 단장
과거 배구가 흥행했을 때를 떠올리면, 경기가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그만큼 재밌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배구가 다시 관심을 얻으려면 엘리트 배구와 지도자 육성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 흥행 측면에서 야구와 비교하면 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오로지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팬들이 경기에 몰입하려면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현재 각 구단이 쓰는 돈은 80억 원에서 100억 원에 이른다. 처음에는 아프고 속이 쓰릴 수도 있지만, 결국 시장을 열어야 한다. 어린 시절 덩크슛하는 국내 선수가 거의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국내 선수들도 성장했다. 이처럼 시장을 활짝 열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기력 그리고 그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나오면 남자 배구도 점차 성장할 것이다.

이교창 단장
이제는 프로배구를 활성화시켜 낙수효과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프로가 살아야 아마추어도 산다. 프로가 주목을 받고 흥행이 되면, 자연스럽게 학교 배구와 유소년 배구 등 배구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 선수가 리그에 들어오면 국내 선수들이 더 수준 높은 경기에서 부딪치며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함께 뛰며 자연스럽게 실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게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되면,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결국 탑다운 방식으로 프로에서부터 리그 전체를 끌어올리는 그림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 한국 남자배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김철수 단장
엘리트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연맹과 협회가 긴밀하게 협업하고, 국제무대에 더 과감히 나서야 할 때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16세 이하 대표팀이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태국은 이미 16세, 17세, 18세, 23세 등 다양한 연령별 대표팀을 갖추고 있다. 이전에는 일본, 이탈리아 등과 교류를 해왔고, 올해는 한국에서 머물며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우리 구단에도 태국의 19세 이하 대표팀이 다녀갔는데 총 40명이 왔었다. 태국에서는 지금 ‘배구 붐’이 일고 있다. 하나 더 얘기하자면 요즘 초등학교, 중학교 팀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선수들도 즐비하다. 선수를 수급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도 있다.
임도헌 단장
배구에 대한 장벽을 낮출 필요도 있다. 서울에만 유소년 클럽이 100개 이상이다. 여기서 엘리트 선수가 되고 싶은 선수들이 많다. 다만 처음에는 재미를 위해 찾았다면, 엘리트로 넘어가서는 훈련 과정부터 다르다 보니 버티지 못한다. 그 과정에서 넘어올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갖춰줘야 한다. 그 프로그램을 유소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팀에 배포를 해야 한다.
또 올해 연맹 주도 하에 실업배구대회에 프로팀이 참가했다. 궁극적으로 2군 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잘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구단에서는 대전시청과 협업에 대해 알아보자고 했다. 선수, 지도자를 파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2군을 운영한다고 해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그렇게 선수들이 성장해서 돌아온다면 그 비용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
김철수 단장
2군을 만든다면 그만큼 선수도 더 뽑아야 할 텐데, 최근 대학 선수들의 실력이 예전과 달라서 어려움이 있다.
임도헌 단장
시작도 전에 한계를 그어버리면 안 된다. 2군을 만들어놔야 외국인 선수도 2, 3명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제도를 선호한다.
황인석 단장
결국 선수들이 많이 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는 의미다. 지금 우리 구단도 외국인 선수 빼면 엔트리 21명이다.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포함시키면 총 23명이다. 여기서 경기장에 갈 수 있는 인원은 15명이다. 6명을 위해 따로 시설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한 것은 맞다.
임도헌 단장
2군 리그가 만들어지면 대학팀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슈퍼리그처럼 할 수 있다.
권혁삼 단장
올해 실업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면 좋을 듯하다.
이교창 단장
물론 배구 발전을 위해 2군 제도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구단이 직접 나서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오히려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과 동시에 2군 클럽팀 의무화 등 규정으로 만들어야 실현이 된다. 그만큼 구단에서는 투자를 더 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 리그처럼 자율적으로 구단 색깔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권철근 단장
프로야구와 비교한다면 야구도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갑자기 관중이 늘면서 800만 명까지 갔다. 10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계기는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고교, 대학 선수들이 프로팀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그 프로팀의 팬까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도영(KIA타이거즈) 선수다. 아울러 ‘최강럭비’ 프로그램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최근에는 김연경 선수가 배구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면 안 된다. 10대, 20대 여성들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야구가 ‘최강야구’ 하나로 붐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이전부터 여성 전용 이벤트 등 여성 팬들을 위한 준비가 돼 있었다. 배구 구단들도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다만 배구는 야구, 축구에 비해 연고지 개념이 약해서 타 종목에 비해 불리한 점도 있다.
이인복 단장
우리카드에서도 신입사원들이 배구장에 오는데, 이전에 배구를 직관한 직원들은 20%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 번 배구를 본 뒤에는 열성적인 팬이 된다. 그 맥락에서 배구장으로 꾸준히 올 수 있게끔 재미 요소를 채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권철근 단장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통계를 봐도 처음 직관 이후 재방문한 횟수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수치적으로 배구는 5가 넘지만, 야구는 3이 안 된다. 그만큼 다시 배구장을 찾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희망적인 부분이다.
황인석 단장
팬들이 배구장에서 더 즐기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배구에만 집중하다 보면 경기가 끝나버린다. 예를 들어 세트별 시간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본처럼 2세트가 끝나고 15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이교창 단장
이번 이사회에서 V-리그는 여러 제도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제는 단순한 개편을 넘어, 리그 전체의 방향성과 구조를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세계화를 선언하며 리브랜딩에 나선 일본의 SV.리그는 유의미한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SV.리그는 흥행 요소를 어떻게 만들고, 어떤 구조로 운영하는지에 대해 전문가 중심의 분석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플랜을 설계한다면, 한국 배구에도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우리는 제도와 규정으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과감한 리그 개방과 투자, 그리고 전략적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정리. 이보미 기자
사진. 곽경훈 기자, 한국배구연맹
(이 기사는 배구 전문 매거진 <더발리볼>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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